철강업계 “원가 부담 커 인상 불가피”<br> 건설측 “6~7월 고철가격 현재 적용”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철강업계와 건설업계 간의 철근가격 협상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양 측 대표들이 모여 9월 철근가격 협상을 시작했으나 양측의 이견으로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내 철강업계는 최근 국내ㆍ외 철 스크랩 가격 반등과 오는 9월1일부터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 전기요금 7.5% 인상으로 원가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인상불가피론을 펼친 반면 건설업계는 9월 철근가격은 오히려 t당 2~3만원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철강업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강사들의 구매비중이 높은 일본산 철 스크랩(H2 기준)의 경우 이달 2째주 현재 계약금액이 t당 2만9천엔(FOB·선측인도가격) 정도로 지난주 대비 500~1천엔 가량 올랐다. 미국산(HMS No.1 기준)은 377달러 정도로 지난달 마지막 주 대비 15달러 정도 상승했다. 이에 맞춰 국내산 역시 1~2만원 정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가와 수급이란 2가지 측면에서 모두 가격인상 요인이 명백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9월 철근가격을 t당 3만원 이상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이달 들어 국내·외 철 스크랩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지만, 현재 철근 생산라인에 투입되고 있는 철 스크랩은 지난 6~7월 구매해 놓은 물량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철 스크랩의 경우 국내 들어오기까지 일본산은 계약시점부터 한 달, 러시아ㆍ미국산은 두 달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철강업계가 국제 철 스크랩 가격이 가장 저점이었을 시기에 구매해 놓고 이를 9월에 반영하는 것은 불합리한 적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철강업계가 9월 계절적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과도한 인상폭을 제시해 놓고 중간점에서 결정하는 식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 측은 지난 7, 8월 철근가격을 t당 80만5천원(고장력10㎜·현금가ㆍ상차도 기준)으로 결정한 바 있다.
/황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