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초만에 빠져나가… 경찰, 청도 일대 수색중
또 최는 자신이 빠져나갈 배식구에도 남은 연고를 꼼꼼히 바른 후 우선 머리부터 디밀고 팔을 교대로 뺀 이후 유치장 바닥을 손으로 짚으며 엉덩이 부분에 낀 바지까지 발목 부분으로 내리며 1차로 탈주했다.
이어 최는 곧바로 2m 높이의 창문에 매달렸으며 배식구에서 나올때처럼 역시 고개를 먼저 창문으로 내민 후 53초만에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이같은 탈주에는 165㎝의 키, 52㎏의 몸매에다 좁고 긴 머리모양을 하면서 이른바 `통아저씨`를 연상케 하는 유연함이 한 몫을 한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동부서 유치장에서 빠져나온 최는 이날 오전 5시5분께 경찰서 옆 동부고교 건물 외벽 부근에 도주하는 장면이 학교 방범용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최는 경찰이 탈주 사실을 완전히 파악하기 이전 1시간30여분 동안 경찰서 반경 1㎞ 이내 동구 각산동 일대 주택가에서 빈집을 돌며 자신의 주특기인 절도를 통해 검정색 정장 한벌과 푸른색 와이셔츠, 군청색 벙거지 모자 등을 훔쳤다.
그리고 오전9시50분을 전후해 승용차까지 확보하고 동대구나들목이나 수성나들목을 통해 대구~부산 신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하지만 청도에 거의 도착할 무렵 승용차 유량 게이지에 빨간 불이 들어오자 청도나들목으로 나온 후 주유소를 찾기 시작했다.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가득채운 최는 훔친 승용차 주인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11만7천원을 결제했다. 이때 승용차 주인은 자신도 모르는 카드결제를 이상히 여기고 112에 신고를 했고 이때는 이미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도 탈주범 용의자를 신고해서 탈주의 행방이 곧바로 드러나게 됐다.
이후 최는 검문검색을 위해 반대편 도로에서 순찰중이던 경찰차를 발견하고 검문소가 있음을 직감한 뒤 차량을 돌려 달아나다 청도군 화악산과 남산으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차량을 버리고 남산 쪽으로 도주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9일 탈주범 최갑복이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해 은신중인 것으로 알려진 경북 청도군 화악산과 남산 일대에 경찰특공대와 기동대. 형사 내외근 경찰관 700여명과 수색견 10마리, 경찰헬기 2대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최가 도주당시 검정색 체육복 긴바지에 상의는 벗고 맨발이었으나 청도군 도주시에는 수염이 나고 모자 등을 착용했던 점에 감안, 복장은 변동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마르고 탄탄한 체형에 주목해 추적을 하고 있다.
/김영태·이승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