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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너무 없어요”… 동네가게 `세월호 쇼크'

고세리기자
등록일 2014-04-28 02:01 게재일 2014-04-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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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역 식당 등 30~40% 이상 감소<bR> 노래방은 직격탄 맞아 일부선 폐업위기

지난 25일 포항시 북구 죽도동의 한 음식집. 손님들이 한창 붐벼야 할 점심시간인데도 식당안이 텅텅비어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부분의 식당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하루종일 5~6테이블도 받기 힘들다고 한다.

사회에 던진 충격, 울분, 허탈, 슬픔 같은 감정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서민들이 몰리는 영세 업종에서 더욱 심각하다.

남구 쌍용네거리와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등의 식당, 음식점, 노래방 등 업주들도 참사 이후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 30~40% 이상 감소했고, 노래방의 경우 직격탄을 맞아 도산위기에 몰려 있다.

가뜩이나 회식이나 유흥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엎친데 덮친 격이다.

한 술집 종업원은 “손님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술도 별로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동의 한 노래방 주인은 “손님이 거의 없다”며 “애도 분위기 여파로 노래방이 졸지에 천떡꾸러기 신세가 됐다”고 한탄했다.

북부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노점상은 “원래 장사가 잘되는 편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해도 너무 하다”고 고개를 저었고, 인근 피자가게의 한 종업원은 “나들이 시즌인데도 주문이 크게 줄었다. 참사 직후부터 주문량이 평소때보다 더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동 아울렛매장의 주인도 “고객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매장 주인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참사 현장을 보다 보면 마음이 먹먹해진다”며 “나부터 밖에 나가기 싫은데 손님이야 그 심정이 오죽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대형마트, 백화점도 장사가 안되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마트 포항·이동점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9.8%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맥주와 소주 등 주류는 16.1%나 판매가 줄었다.

한 매장 종업원은 “나들이용으로 많이 쓰는 육류나 용품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나들이를 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의 한 아웃도어의류 매장 주인은 “야외활동이 많은 계절이지만 오히려 비수기 보다 못하다”면서 “매출이 최소 30%는 빠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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