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무늬만` 상향식 공천이 낳은 폐해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4-05-13 02:01 게재일 2014-05-13 7면
스크랩버튼
서구청장 후보 공천, 시당 공관위 재심 결정… 선거 후폭풍도 상당할 듯
새누리당 대구 서구청장 후보 공천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상향식 공천의 폐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선과정에서 후보로 내정된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취소된 이후 다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재번복된 데 이어 당 최고위원 회의를 거쳐 다시 대구시당 공관위 재심사라는 결과까지 도출되면서 새누리당이 천명한 상향식 공천이 실종됐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당초 새누리당 대구 서구청장 후보는 지난달 30일 강성호 예비후보가 당원투표에서는 353표를 획득해 384표를 얻은 류한국 예비후보에게 31표 차를 보였으나 여론조사에서 무려 74.6%와 25.4%라는 큰 차이로 내정됐다.

경선 당시 류한국 예비후보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선과 같은 큰 표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중앙당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여론조사에 대해 중앙당의 별다른 회신이 없다가 지난 10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경선을 통해 내정됐던 강성호 후보의 도덕성을 문제 삼아 대구 서구청장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류한국 예비후보를 다시 내정한 후 중앙당 공관위에 올려 보냈다.

하지만, 지난 11일 중앙당 공관위원 12명은 강 예비후보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사건화되지 않은 내용을 문제삼아 시민이 선출한 후보를 탈락한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과 `심각한 도덕성 문제`라는 주장으로 갑론을박을 벌이다가 결국 투표를 통해 8대 4로 다시 강성호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지역구 김상훈 의원이 `지구당 위원장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로 넘어갔다고 전해졌다.

이어 개최된 중앙당 최고위 회의에서 주호영 의원과 김상훈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 3~4명이 `도덕성 문제는 지역의 심각한 문제`라고 어필하면서 최고위 측은 이 문제를 다시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 재심사에 맡기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서구청장 공천 문제는 대구시당 공관위로 넘어오는 우여곡절을 겪게 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지역 국회의원이 2년 뒤 선거를 의식해 이른바 호랑이 새끼를 키우지 않는다`는 소문과 함께 `2년전 국회의원 선거 당시 조직까지 내주면서 헌신한 예비후보를 사건화도 되지 않은 도덕성 문제를 거론해 내쳤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에 반해 일부에서는 `경선과정부터 나타났던 도덕성 문제를 대구시당 공관위가 제때 걸러내지 못한 잘못도 있다`거나 `그동안 공무원과 지역민들로부터 외면당했던 후보를 이제야 선별한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찮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우선 공천 과정에서 도덕성 문제의 실마리를 제공한 강성호 예비후보가 첫번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고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원을 등에 업어 후보로 내정된 모양새가 돼버린 류한국 후보 모두 상당한 상처를 안고 선거전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이어 두 예비후보 중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업무 수행에 선거전의 앙금이 남아 있어 앞으로 서구 행정의 난맥상이 우려된다.

일부에서는 대구 서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두고 두 후보가 지방선거를 통해 서구민으로부터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대구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