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전국 공급과잉량 오락가락 발표 가격폭락 부추겨<BR>비축 수매량도 터무니없이 적고 뒷북대책에 농민들 반발
양파 등 농산물 가격폭락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은 탁상공론이다.
특정 작물의 재배면적이 감소하면서 가격 폭등이 발생한 다음해에는 다시 재배면적이 증가하면서 가격 폭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이같은 작물의 수급전망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면서 농민들의 피해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보리, 마늘, 양파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양파 생산량은 19만4천465t으로 지난해에 비해 6.4%(1만1천754t) 증가해 당분간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은 늘어난 반면 소비는 줄고 더운 여름 날씨 탓에 보관도 어려워 많은 농민이 재배원가조차 건지기 어렵다는 것.
대구·경북지역 양파 재배면적은 2천722㏊로 지난해 2천454㏊에 비해 10.9%(268㏊) 늘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양파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양파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늘어나 재배면적이 증가한 까닭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양파 산지 및 도매가격은 최악의 하락세다.
지난 6월 양파 도매가격은 1㎏당 43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7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농가들은 농정 당국의 빈약한 관측력이 양파 가격 폭락을 부채질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4월까지 정부가 예측한 전국의 양파 공급 과잉량은 10만t 미만이었다. 그러나 5월 관측에서 당국은 양파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인 158만4천t을 기록할 것이라며 공급 과잉량을 20만t으로 늘려 잡았다. “재배면적이 늘고 작황이 좋아 생산량 전망이 당초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 관측은 두달 만에 사실상 철회됐다. 5월 이후 농정 당국은 점점 생산량 전망치를 줄였고 이달들어서는 과잉량 전망치를 10만6천t으로 바꿨다.
그러나 사상 최대 생산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접한 밭떼기 상인과 단위농협 등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수매를 미뤘다. 이런 기대심리는 약세를 면치 못하던 양파 가격을 폭락세로 떨어뜨렸다.
정부는 뒤늦게 정부 수매비축, 수출·가공과 함께 양파효능 홍보, 직거래·할인행사 등을 집중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양에 비해 정부 수매량이 적고 내달까지 야적된 양파가 집중 출하될 것으로 전망돼 농민들은 보다 구체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대구·경북지역의 올해 마늘 생산량은 6만2천551t으로 지난해에 비해 12.5%(8천976t) 줄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고온과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재배면적이 줄어 전체생산량이 감소했다. 재배면적은 4천43㏊로 지난해 4천737㏊에 비해 14.7%(694㏊) 줄었다. 이는 2010년 이후 마늘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마늘 재배면적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하며 다시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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