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상인들 “잇단 예약 취소 지난해 악몽 떠올라”<br>휴일에도 승선 정원 절반 못채워 여객선사 울상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고여파로 울릉경제가 엉망이었는데, 올해는 메르스가 골탕을 먹이네…”
요즘 울릉도 상가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이들은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메르스의 영향으로 예약 취소가 잇따르자 지난해의 악몽을 또다시 떠올리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급감했으나 올 들어 차츰 회복세를 보였는데, 메르스 여파로 또다시 관광객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9일 K여행사에 따르면 이달중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키로 한 관광객 300여 명이 예약을 취소했고, 취소문의가 잇따라 전화받기가 겁난다는 것.
지난 5일 현충일 연휴를 맞아 포항~울릉 간을 운항하는 대저 해운은 예약이 폭주 정원 920명인 썬플라워호 증편운항을 결정하고 관광객을 유치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50분 포항에서 출발하는 1항 차에 580명, 오후 7시50분 포항서 출발하는 2항 차에는 385명에 그쳤다.
이날 오전 10시50분 포항에서 출발하는 대성해운의 우리 누리 1호도 정원이 449명이지만 183명만 탑승했다. 따라서 이날 썬플라워호가 1회만 운항해도 관광객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었지만 2회 운항으로 큰 손해를 봤다는 것.
대저해운 관계자는 “1항 차는 매진됐고 2항 차도 700여 명이 예약을 했는데 메르스의 영향으로 줄줄이 취소했다”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2항 차를 운항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에도 썬플라워호의 선표는 매진됐지만 이날 썬플라워호는 이용한 승객은 641명이 불과했다. 대저해운에 걸려오는 전화는 예약이 아니라 취소전화가 90%라고 전했다.
도동서 여관업을 하는 도모(60)씨는 “관광객이 늘 것으로 보고 대출까지 받아 여관을 신축했지만 세월호 사고여파로 아직 은행 이자도 못 갚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편, 울릉군은 여객선터미널에 열 감지기 등을 설치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