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입원·수술 등 정상운영<BR>마스크착용 시민들 병원기피없어
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데 이어 메르스 병원 명단이 잇따라 공개돼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않는 `병원 기피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포항지역 종합병원에는 비교적 여파가 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포항성모병원 출입구에는 `본원에는 메르스 확진 및 의심환자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비치된 가운데 1층 접수 및 수납 창구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메르스 확산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병원을 찾는 내원객들도 눈에 띄었다. 병원 건물 밖 의자에는 평소와 다름 없이 환자와 보호자들로 가득했다. 같은 시각 포항세명기독병원 로비 역시 평소처럼 오가는 사람들로 혼잡했다. 본관 2층 대기실에는 군데군데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가운데 환자들이 모여 TV를 시청하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날 세명기독병원 관계자는 “병원 명단 공개 이후 해당 병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내원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병원에도 여파가 있을 것을 우려했지만 월요일이라 그런지 오히려 외래환자가 더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병원을 찾은 시민들의 불안감은 크지 않았다. 대부분의 내원객들이 마스크를 낀 채 병원 출입구를 오갈 뿐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부인과 진료를 받고자 병원을 방문한 50대 여성은 “주말 내내 자궁 왼쪽 부근의 통증이 이어져 검진을 받고자 왔다”며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병원을 오는 것이 두렵긴 했지만 몸이 아픈데도 무작정 참다간 더 심각한 질환을 부를 것 같다는 생각에 마스크를 끼고 용기를 내어 방문했다”고 말했다.
병원 내 입원환자들도 조기 퇴원을 요구하지 않는 등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병원측에서도 환자들의 불안을 고려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 앞으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포항성모병원 관계자는 “중·고등학교에서 건강검진 예약을 연기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외래 진료 환자가 크게 줄지는 않아 입원, 수술, 검사 등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문안을 온 40대 남성은 “주위에서 다들 병원에 가지 말라고 했지만 직장 상사가 입원해 마스크를 끼고 잠깐 들렀다”며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건강한 사람들은 잘 걸리지 않는데다 치료 회복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하고 있다. 평소보다 손을 자주 씻고 귀가 후엔 곧바로 샤워하는 등 위생 관리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의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병원 기피 현상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우리 지역 내에서는 내원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며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몸이 아픈데도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더 키울 수 있으로 적기에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