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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범인 못 잡나 안 잡나”

이바름기자
등록일 2016-04-18 02:01 게재일 2016-04-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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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역 여고 `신생아 유기` 사건<BR> 여고생 “누가 그랬는지 학생들 알고 있어”<BR> 경찰 “학생·학부모 동요 방지 조용히 수사”

포항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체 유기 사건<본지 3월24일자 4면 보도>이 발생한 지 3주 가량이 지났지만, 소문만 무성한 채 용의자는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22일 오후 8시 32분께 포항시 북구의 한 여고 별관 1층 화장실 좌변기에서 숨진 남자 신생아와 탯줄 등이 1학년 학생에 의해 발견, 학교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숨진 신생아가 발견된 화장실은 대부분 1학년생이 사용하고 있는 곳이며, 화장실 주변에 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3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경찰에서는 수사 진행 상황을 밝히지 않고 있어 지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에서는 사건 발생 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학부모들의 동요를 우려해 학생들과 전혀 접촉하지 않고, 학교 측 관계자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만 하루만인 지난달 23일 이후 포항 지역에 사건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는 용의자로 예상되는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어, 경찰의 수사력에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경찰 내부에서조차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신생아 사건에 의문을 제기하는 직원은 물론 심지어 `경찰이 책임을 회피하고자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는 외부의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한 학부모는 “지역민들의 혼란을 잠재우겠다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범인을 잡는 게 가장 현명한 일”이라며 “지금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는 건가”라며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자 경찰과 학교에서 이미 용의자가 누군지 알면서도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범인이 학생이어서 전교생들의 심리적 충격과 해당 학교의 이미지를 고려해 미제사건으로 처리한다는 것이지만 개연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등학생 김모(17)양은 “학생들은 이미 누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 하고 있다”며 “그런데 밖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학생들과 관련된 일이라 조심스러운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 여전하다.

경찰 관계자는 “관심이 집중됐던 초기 상황에서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조용하게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떠도는 것은 알지만 정확한 건 수사가 끝나봐야 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4일 이 학교의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DNA 채취를 했으며 현재 대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바름기자 @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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