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 전망<BR>입주량 증가 등으로 <BR>매매·전세 동반하락
내년도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전국적으로 주택매매, 전셋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일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7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보다 0.8%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올해와 비슷한 보합세를 유지하지만 지방이 1.5% 떨어지면서 전국의 평균 집값도 하락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입주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가파르게 올랐던 집값이 내년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이후 2년간 전국에 입주할 아파트 물량은 77만여 가구에 달한다. 이는 2년 단기 물량으로는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가 조성된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이중 내년 입주물량은 수도권의 경우 올해보다 41.4% 증가하고 5대 광역시가 12.9%, 기타 지방이 30% 각각 늘어난다.
전세가격도 입주물량 증가 영향으로 전세 물량이 늘어나고 월세전환 속도는 더뎌지면서 전국적으로 1.0% 하락할 것으로 연구원은 예측했다.
허 연구위원은 “내년 하반기 이후 준공물량이 크게 늘면서 주택 소유주가 임차인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새 아파트 분양 계약자들이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해 재고주택은 물론 신규주택 시장까지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55만 가구, 분양은 38만가구로 올해보다는 각각 10만가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허 위원은 “내년은 미분양, 미입주 증가 등 공급 리스크 뿐만 아니라 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는 금융리스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는 주택경기 부양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선의 어젠다가 과거와 같은 부동산 경기 부양보다는 저성장 탈출, 가계부채 해결, 양극화 해소 등에 쏠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상·하방 압력이 모두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만 내년에도 투자 리스크가 작은 서울시내 강남 4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은 활발히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부터 부활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서초구 잠원동, 강동구 고덕동 등 강남 4구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내년까지 서둘러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민간 주택사업 수주가 감소하면서 내년도 건설 수주액은 총 127조원으로 올해보다 13.6% 감소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내년 건설투자는 약 230조원으로 올해보다 3.0% 증가하지만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해 2018년 정체기를 지나 2019년부터는 불황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