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시윤이네 4남매` 용돈 모아 지진피해 성금 기부<BR>포항 대이초 2학년 1반, 손 편지로 고마운 마음 전해
포항 대이초등학교 2학년 1반 어린이들이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에 꼬깃꼬깃 용돈을 모아 기부한 영주시 `시윤이네 4남매` 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은 손 편지를 써 시민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사연은 최근 영주시 단산면의 송시윤 어린이가 동생들과 엄마·아빠에게서 용돈을 받아 모은 14만원과 직접 쓴 편지를 포항시 성금 접수처에 보내온 것으로 시작됐다.
편지에는 “안녕하세요. 저는 영주시 순흥 어린이집에 다니는 송시윤입니다. 지진으로 힘드시죠. 힘내세요. 아빠 등 밟아 드리고 착한 일 해서 동생들하고 함께 모은 용돈을 성금으로 드립니다. 시윤, 사랑, 수현, 수혁 올림”이라고 담겨 있었다.
이 소식에 감동한 포항 대이초 2학년 1반 박관우·방건우·박한결 학생은 지난 25일 시윤이가 성금을 보낸 소식에 감동해 성금 접수처를 찾아 모아온 용돈 3만원을 내놨으며 편지를 써서 고마움을 전하기로 한 것이다.
방건우 군은 이에 27일 오전 영주의 송시윤 군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
방 군의 편지에는 또박또박 눌러쓴 글씨로 “어린이에게 14만원은 엄청 큰돈이야. 너 한 명으로 많은 사람들을 살렸어. 너한테 갈 수만 있다면 달려가서 고맙다고 하고 싶어. 우린 정말 개구쟁이인데 너를 존경해야 돼. 그리고 사람들에게 힘을 줬어”라는 고마운 마음이 담겨 있었다.
방건우 군 외에도 같은 반 학생 10명이 시윤 군에게 고맙다며 편지를 썼다.
나머지 16명의 학생도 경찰관, 포항시청 공무원, 부모님 등 포항 지진 피해 복구에 노력하는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편지를 적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박관우 군은 “소방관님, 지진 나서 저희가 위험할 때 도와주려고 밤새 근무하셔서 힘드시죠?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전했으며, 정서연 양은 “경찰관님 힘들어도 계속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며 귀여운 그림을 편지에 함께 그려 순수한 동심을 표현했다.
2학년 1반 장양경 담임교사는 “학생들이 손수 쓴 편지는 모두 모아서 우편으로 보낼 예정”이라며 “먼 곳에 있는 한 어린이의 편지가 우리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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