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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퐝퐝퐝`이 조용… 끝난 건지 하는 건지

이바름기자
등록일 2018-01-08 20:41 게재일 2018-01-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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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참여업체 6.5% 고작<BR>상인들 “지원도 하지 않고<BR>할인하라면 우리만 손해”<BR>구매 자극 품목도 드문 지경<BR>행사 한달 남기고 대책 시급

`11·15지진`피해로부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함께 세일 퐝퐝퐝`이 당초 기대와 달리 형식에 그치고 있다.

`다함께 세일 퐝퐝퐝`은 지난해 포항 지진 이후 침체에 빠질 위기에 처한 포항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포항시 등이 야심차게 추진중인 그랜드 바겐세일형 소비촉진운동이다. 하지만 본지가 중간 점검을 한 결과 참여업체가 적어 참여율이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구매할만한 품목도 많지 않아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시 전체 업소 중 고작 6% 내외만 참여하고 있는데다 할인율도 들쭉날쭉이어서 실속이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란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담당인력도 2명으로 일손이 모자라 시책추진이 출발부터 불가능한 실정이다.

`포항 몽땅 할인전, 다함께 세일 퐝퐝퐝` 캠페인은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 들이닥친 규모 5.4의 강진 이후 포항시는 경제위기 극복 종합대책의 하나로 지난 달 20일부터 시행에 들어가 오는 2월 11일까지 진행한다.

지역 상인들이 주축이 돼 물품 가격을 10% 할인 판매하면서 침체된 소비를 활성화겠다는 취지다. 참여업소에 한해 포항시는 홈페이지 등에 해당 업소를 소개해준다.

그러나 실제 캠페인에 참여하는 업소는 고작 2천300여 곳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포항시 소상공인 3만5천여 개 업소 중 6.57% 수준이다. 초기 읍면동별로 접수신청을 받은 숫자에서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사전 준비가 부족한 탓으로 상인들이 캠페인 참여를 꺼리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상인들은 `우리만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죽도시장 상인 민모(42)씨는 “우리도 같은 지진 피해자들인데 포항시에서는 상인들에게만 물건을 싸게 팔라며 부담을 준다”며 “행사 취지가 좋더라도 지원 없이 할인 행사에 동참하라는 행정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건어물 상인 이모(59)씨는 “과메기를 팔아도 순이익이 몇천 원 수준인데, 우리보고 할인만 하라고 하면 땅파서 장사하느냐”며 “상인들만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문제는 또 있다. 참여 가능 업소 기준을 `한 품목 이상`으로 설정하면서 실효성이 전혀 없는 캠페인으로 흘렀다는 지적이다.

고깃집의 경우 한 업소는 주류 상품인 g당 쇠고기를 10% 할인해 판매하는 반면, 다른 곳에서는 냉면이나 공깃밥처럼 비교적 값이 싼 품목을 할인하는 방법으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북구 중앙동의 한 중국음식점은 `다함께 세일 퐝퐝퐝`참여업소임을 알리고 있지만 정작 할인 품목은 탕수육 단품이다.

실제 신청업소 중엔 카페에서 커피가 아닌 주변 소품을 할인한다거나 빵집에서 빵이 아닌 샴페인을 할인해주는 등 포항 대바겐세일이 허울뿐인 캠페인에 그치고 있다. 3억 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비 촉진을 목표로 한 캠페인이 실제 시민들의 소비패턴과는 떨어져 있는 셈이다.

여기다 기존 자체 할인행사를 하고 있는 점포부터, 매번 슈퍼마켓 등에서 과자 묶음이나 커피, 휴지를 할인 판매하던 것까지 `다함께 세일 퐝퐝퐝` 캠페인으로 둔갑하는 등 실제 소비 촉진을 위해 참여한 업소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3%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자체의 추진 의사와 별개로 캠페인이 실생활에 전혀 녹아들지 않고 있는 만큼,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 위해 보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인 시민들도 지갑을 열어야 할 정도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시민 박모(42)씨는 “소비 촉진이 목표라면 실생활과 관련이 있는 물품이 할인돼야 하는데, 할인판매하는 품목 가운데 살 게 별로 없다”며 “상인입장에서도 솔직히 혜택도 없는데 캠페인을 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문제는 알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추가 혜택이나 지원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담당 인력이 2명밖에 없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며 “앞으로 보완 대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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