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여성인물 인문학 여행<br />첫번째 ‘불굴의 여인, 최송설당’<br />28일 의성군·김천시서 열려<br />그의 생애·육영사업·문학세계 조명 <br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조선의 마지막 궁중 여류시인으로 민족교육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되고 있는 최송설당(崔松雪堂·1855~1939).
조선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의 보모로 10년 동안 덕수궁 생활을 마치고 나온 송설당은 사회사업을 활발히 벌였던 여걸이면서 한시와 국문 가사에 능해 ‘송설당집’을 남긴 궁중 여류시인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로서는 거액이었던 30만원이 넘는 전재산을 해인사에 시주하려고 했으나 친일세력이 사찰을 장악한 것을 우려한 만해 한용운과 지역 인사들의 설득으로 학교를 설립하게 됐다. 경상도에서는 유일한 사립학교였던 김천고보(현 김천중·고)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은 ‘경북여성인물을 여행(女行)하는 인문학 여행’(旅行) ‘첫 번째 여행길-불굴의 여인, 최송설당’을 오는 28일 의성군과 김천시에서 개최한다.
‘경북여성인물을 여행하는 인문학 여행’은 역사 속 묻혀져 있는 지역의 대표적 여성인물의 생애와 발자취를 배우는 찾아가는 인문학 강좌와 지역여성인물과 관련된 유적지를 직접 탐방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인문학 여행은 의성군 지역민을 대상으로 참가자 40명을 모집해 함께 한다.
28일 오전 9시 의성군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인문학 강의는‘불굴의 여인, 최송설당’이라는 주제로 김종순 한성대 교수와 안동독립운동기념관 김희곤 관장을 초청해 진행된다.
최송설당의 생애와 육영사업, 문학세계 등을 배움으로써 현대여성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고민해 보는 시간으로 짜여졌다.
참가자들은 강의에 이어 김천시 송설로 90에 있는 최송설당 역사관 방문에 이어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496호로 지정된 최송설당 전신동상을 전시하고 있는 김천중고등학교 탐방, 사군자 그리기·고전시 쓰기 등 최송설당 체험, 탐방마무리 소감발표 및 평가 등의 시간을 갖는다.
홍경래 난으로 멸문당한 집안 후손으로 1855년 김천에서 태어난 최송설당 은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의 보모로 일제치하 당시 민족말살정책에 대항하고자 ‘永爲私學 涵養民族精神(영위사학 함양민족정신, 길이 사학을 경영해 민족정신을 함양하라)’이라는 이념으로 전 재산을 희사해 1931년 김천고등보통학교를 세웠다. 본명은 미상이며 고종이 궁궐에 헌신한 공으로 내린 호가 송설당이다. 1922년 한시 167제 285수와 국문가사 50편 및 제문 등을 수록한 ‘송설당집’을 발간하는 등 학문 수준도 높았다.
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조선시대 일제강점의 시대적 아픔을 극복하고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최송설당 생애를 되돌아봄으로써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과 여성관을 정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