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홍준표 등 영향<br/> 황 대표에 대해선 <br/>“지도자가 판단할 것”<br/> 최대 30% 여성 가산점<br/> 중도 사퇴 지자체장 30% 감점
자유한국당이 17일 내년 총선에서 출마할 당 대표급 지도자들에게 ‘전략적 지역’에 출마하라고 권고했다.
내년 총선 지역구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에 나온 한국당의 이같은 발표는 당내 잠재적 대선주자급 인사들에게 사실상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 안팎에서는 권고 형식을 빌었지만 공천관리위원회에서도 이 기준을 강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인사들은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를 지냈거나 지도자적 위치에 있었던 큰 정치인은 당과 협의해 전략적 거점지역에 출마해 이번 총선을 이끌어 주실 것을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대표급이나 대선주자급 인사들은 당세가 약한 지역이나 거물급 경쟁 후보가 출마하는 전략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진복 의원은 ‘전략적 거점’ 지역에 대해 “지역구 중에 (한국당 의원이 출마해)노력하면 당선이 가능한 지역, 또 인근 선거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을 전략적 거점지역으로 평가했다”고 답했다. 전략적 거점지역이란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당 후보가 선출됐지만 한국당의 자체 여론조사 및 지역평가 결과 중량감 있는 한국당 후보가 나설 경우 역전이 가능한 지역구를 말한다.
이 의원은 또 “저희가 말한 부분이 어느 분들께 해당하는지 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예비후보로 등록한 분들도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대구 출마를 염두에 둔 홍준표 전 대표와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다만 황교안 대표의 험지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지도자가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디에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며 “기준에 해당하면 (추후 발족할)공천관리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기획단은 이와 함께 여성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정치적 양성평등을 지향하기 위해 만 59세 이하 신인 여성 후보자에게 30%, 만 60세 이상 신인 여성 후보자에게 2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만 34세 이하의 청년에게는 신인의 경우 50%, 만 35∼39세 신인은 40%, 만 40∼44세 신인은 3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총선 출마로 중도 사퇴하는 광역·기초단체장에게는 30%, 광역·기초의원에는 10%씩 감산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지자체가 5억원에 가까운 경비를 부담해야 해 비판 여론이 있다”며 “혈세를 선거 때문에 쓰는 것은 옳지 않다는 뜻에서 쓰는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