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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전문가, 문천지 물너미 유실은 인재(人災)로 봐야

심한식 기자
등록일 2020-08-17 17:33 게재일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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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천지 물너미 유실이 인재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토목전문가들이 증거로 제시한 현장.
문천지 물너미 유실이 인재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토목전문가들이 증거로 제시한 현장.

지난 9일 문천지 물너미 일부 유실로 진량읍 상림·부기·양기 일원 42~43ha의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두고 인재와 자연재해라는 주장이 대립하며 법정다툼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토목전문가들이 현장의 모습으로 조심스럽게 인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문천지는 최대 저수량이 253만t에 이르는 농업용 저수지로 축조된 지 41년(1959년 준공)이 지나 농어촌공사는 문천지의 제방 보수와 여수도를 신설구조물화 하는 ‘문천지구 수리시설 개보수사업’을 지난해부터 진행하며 80m의 간이물막이와 1·2단계로 축조된 30m의 물너미를 축조해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농어촌공사 경산·청도지사는 “8일 오후 4시부터 6시경에 지역에 내린 35mm의 강수량과 수위가 높아진 금호강과 부기천으로 불가항력이었다”며 자연재해를 주장하고 있지만 피해 농민들은 “농어촌공사의 안이한 대처 때문에 생긴 인재”로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토목 전문가들이 농어촌공사가 △호우가 많이 발생하는 여름철 공사를 강행한 점 △물너미 설계 부실가능성 △집중호우에도 물너미를 제거하지 않은 점 등을 들며 인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장마 기간이 계속되고 집중호우가 예고된 가운데에서도 물너미를 유지해 부실시공 가능성이 있는 물너미가 유실되며 많은 유량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패해를 키웠다”며 “농어촌공사가 인근 금호강과 부림천의 수위상승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축조된 물너미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유실된 것과 수위상승으로 침수가 발생했다면 쓸어내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지만 문천지에서부터 시작된 빠른 유속에 의한 피해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9일 한때 대구대 삼거리가 침수될 정도로 인근 농경지의 침수피해가 발생했지만, 지형상의 특성상 이날 오전 5시경에는 대부분의 농경지의 물이 빠졌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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