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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손 들자 대구도… 경쟁력 까먹는 ‘집안싸움’

박동혁기자
등록일 2021-05-31 20:27 게재일 2021-06-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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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랩허브’사업 유치전<br/> 전국 12곳서 의향서 제출 ‘과열’<br/> 포항, 인력 등 최적 인프라 부각<br/> 대구, 유관 기관 등과 총력 태세<br/> 지역 정치권 “대승적 협력으로<br/> 수도권 견제할 대항력 높여야”
‘K-바이오 랩 허브’ 사업에 12개 광역자치단체가 유치에 나선 가운데 31일 포항 지식산업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내빈과 관계자들이 준공식에 앞서 사업 유치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용선기자
‘K-바이오 랩 허브’ 사업에 12개 광역자치단체가 유치에 나선 가운데 31일 포항 지식산업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내빈과 관계자들이 준공식에 앞서 사업 유치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용선기자

정부가 바이오산업 특성화를 위해 유치에 돌입한 ‘K-바이오 랩허브’사업에 12개 광역자치단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모 진행 전 유치의사를 밝힌 지자체는 경북도(포항)를 포함해 4곳에 불과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쟁자가 3배로 불어난 것이다.

이렇듯 유치전이 과열양상으로 번진 가운데 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아쉬운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행정통합이 공론화되고 있는 마당에 무리한 ‘집안싸움’보다는 가능성이 높은 1곳에 집중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합리적 결정이라는 목소리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TK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31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벤처부는 최근 ‘K-바이오 랩허브’구축을 추진할 지자체 모집을 마감한 결과 12개 지자체가 유치의향서를 접수했다.

12개 지자체는 기존에 유치 의사를 공식화 했던 경북, 인천, 대전, 충북 등 4곳에서 강원, 경기, 경남, 대구, 부산, 전남, 전북, 제주 등 8곳이 추가됐다.

K-바이오 랩허브는 백신업체인 ‘모더나’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보스턴에 지난 2012년 구축된 바이오 분야 벤처·스타트업의 인큐베이터 시설인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한 인프라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2024년까지 국비 2천500억원, 지방비 850억원을 투입해 사업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경북도와 대구시 등 각 지자체는 평가를 앞두고 모든 행정력을 쏟아내고 있다. 경북도의 유치도시로 나선 포항시는 지난 5월 14일 K-바이오 랩허브의 지역 유치 세부계획을 수립할 실무추진단 TF팀을 구성했고 사업 선정 가능성이 높은 지자체에 대한 전략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항시는 강소연구개발특구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의 기술기반 바이오벤처 창업 특구를 갖추고 있으며,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 포항테크노파크 등에 바이오앱, 네오이뮨텍 등 기술기반 바이오 기업 40여개가 집적돼 있다.

또한, 3·4세대 방사광가속기, 극저온전자현미경 등 최첨단 연구장비와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인공지능연구원, 한동대 생명과학연구소 등 R&D연구시설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K-바이오 랩허브 구축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대구시도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유관기관 10여곳과 함께 지난 5월 27일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 지역 유치를 위한 전략 고도화 토론회’를 갖고 유치전 준비에 나섰다.

대구시는 랩허브가 바이오 분야 창업기업을 특화 지원하는 기관인 만큼 지역에 의·약학 및 생명공학 등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이 다수 있다는 점을 비롯해 대구첨복재단 내 의료관련 13개 국책 연구 및 지원기관이 입지해 있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경북도와 대구시가 K-바이오 랩허브 유치를 위한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꿈꾸고 있어 대승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지자체가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조금이라도 유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구시와 경북도 차원의 대승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K-바이오 랩허브 사업을 맡고 있는 두 지자체 관계자들이 토론의 자리를 마련해 협력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금희(대구 북구갑) 국회의원은 “대구시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K-바이오 랩허브 유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며 “포항시에서 대구시 측에 해당 사업을 동반신청하자고 제안했고 동반신청의 경우 상호보완적인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포항시가 제안한 내용은 대구시가 갖추고 있는 부분이라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구시는 첨복단지를 비롯해 사업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충분히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재(경북 포항북) 국회의원은 “포항시는 바이오 분야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고 인프라적으로 준비가 매우 잘돼 있다”며 “전략적 접근을 위해서는 포항시를 중심으로 대구시와 경북도가 적극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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