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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말랐나 했던 오징어 풍년에 ‘즐거운 비명’

전준혁기자
등록일 2021-06-27 20:21 게재일 2021-06-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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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생산량, 평년보다 ‘3배 이상’<br/>구룡포항 하루 6~7만 마리 위판<br/>포항·울산·독도 등 전반적 증가

“독도 인근 해역에서 오징어 떼가 형성된 것은 약 40년 만에 처음이다”

동해안에서 오징어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바빠진 어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동해안의 오징어 조업은 매년 5~8월까지 휴어기를 거쳐 10월 이후 성어기를 맞는 것과 비교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7일 포항 구룡포수협에 따르면 이날 오전 채낚기 어선 30척이 수협에 위판한 오징어는 금어기가 풀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인 약 7만 마리. 포획된 오징어 역시 150∼170g 정도의 중간 크기로 상품 가치가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구룡포수협에서는 이날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하루 평균 6만마리 전후의 생산량을 기록하는 등 평년을 훨씬 웃도는 오징어 어획량이 지속되고 있다. 구룡포수협 소속으로 포항 등 동해에서 작업 중인 오징어채낚기 어선은 모두 100여척으로, 이달 들어 1척당 오징어를 적게는 1천마리에서 많게는 5천마리 정도 어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룡포수협 관계자는 “오징어는 지난 2016년부터 씨가 마를 정도였는데, 올해는 포항과 울산 해역에서부터 울릉도·독도 해역에 이르기까지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고 말했다.

이렇듯 올해 갑작스레 증가한 오징어 어획량은 포항뿐 아니라 동해안 전반에서 관측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오징어 생산량은 전월(1만96t)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2만5천729t이다. 이는 지난해 1만842t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평년 7천362t보다도 세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수협별로는 죽변수협의 위판량이 164t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동해시수협 127t, 강릉수협 73t, 후포수협 72t 등의 순이었다. 5월까지 누적 생산량 역시 4만6천738t으로 지난해 및 평년보다 각각 61.5%, 58.2% 많았다.

동해안에서 오징어 생산량이 이렇듯 많이 증가한 이유로는 오징어 어획에 적합한 15∼20℃의 수온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 외에도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송경창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수온이 안정적이고 중국 어선의 북한 은덕어장 조기 철수와 북한 선박의 출어 기피 등이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해양환경으로 플랑크톤이 활성화돼 오징어의 먹이활동이 왕성하다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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