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3년 공직생활 마무리하는 정흥남 포항북부경찰서장<br/>소통중시·합리적 업무처리 정평<br/>2012~2015년 인도한국대사관<br/>경찰영사로 근무하면서 큰 보람<br/>2016년 규모 5.8 경주 지진<br/>신속한 대처 가장 기억에 남아
정흥남<사진> 포항북부경찰서장이 오는 15일 정든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정 서장은 1989년 7월 경위로 임용된 뒤 지난 33년간 각종 사건·사고 현장의 최일선을 누비며 시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경찰조직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다.
그는 “30년 동안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할 기회가 주어졌고, 그 속에서 많은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의 치안 책임자로서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서장은 어린 시절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는 사회 약자 편에서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 경찰관이 되는 것을 택했다.
그는 “고3 때 경찰대에 재학 중인 모교 선배의 특강을 들었는데, 경찰이 되면 타인을 위해 봉사하며 보람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경찰대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경찰관이라는 직업이 마치 나에게 숙명적으로 주어진 운명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정 서장은 올곧은 성품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직 내부의 의사소통을 중시하며, 매사 꼼꼼하고 합리적인 업무처리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그는 꾸준히 갈고 닦은 외국어 실력 덕분에 2012∼2015년 인도한국대사관 경찰영사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정 서장은 “청도서에서 근무를 마친 뒤 더 큰 세상에서 일하고 싶어 도전을 택했다”며 “이역만리 인도에서 여행 도중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지원해 주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서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지난 2016년 경주서장 근무시절 발생했던 규모 5.8의 강진을 꼽았다. 당시 그는 본관 1층에서 2층 사무실로 올라가는 도중에 경찰서 내벽이 눈앞에서 ‘쩍’하고 갈라지는 모습을 본 뒤 큰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겁에 질려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데 힘썼다.
그는 “당시 황성공원에 모여있던 시민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추위에 떠는 그들에게 모포를 나눠주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 국회의원들이 경찰의 기민한 대처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격려를 해줬는데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경찰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정 서장은 “경찰의 수준이 곧 그 나라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부디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잊지 말고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매순간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정흥남 서장은 포항 출신으로 경찰대(5기)를 졸업하고 1989년 경찰에 입문했다. 또 그는 청도서장과 경주서장, 경북청 경무과장, 포항남부서장, 경북청 정보과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