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국민 위해 헌신하는게 도리”<br/> 제3지대서 지지기반 결집 가능성<br/> 당 안·밖 야권 대선주자 10여명…<br/> 이준석, 윤석열·김동연 입당 압박
범야권의 대선판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미래와 우리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여러 가지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는 것이 제 도리”라며 대선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소득주도성장 등에 각을 세워온 만큼 범야권 인사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제3지대에서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부총리가 가세하면 야권의 대선 구도는 당분간 당 밖의 잠룡과 국민의힘 내 주자들이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 전 부총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김태호 의원 등 야권 대선주자만 10여명에 이른다.
김 전 부총리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34년 공직을 하면서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몸을 던지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당 합류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부총리 그만두고 지난 2년 반 동안 전국의 많은 곳을 다니며 삶의현장, 또 많은 분을 만났다. 이 분들 속에서 나오는 공통 분모는 진영싸움과 이념싸움의 논리가 아니다”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치세력 교체 취지에 맞는 식으로 환골탈태하게 되는 쪽이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 세력과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에 찬성하는 분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제3지대에 머무르며 몸값을 올리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당밖에 있는 윤 전 총장 등이 국민의힘 합류를 미루는 이유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태다. 특히 야권 대선주자가 10여명에 이른 상황에서 입당 내지 합당한 뒤에는 자신들의 지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지지기반이 없는 만큼, 국민의힘에 조기합류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밖 주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입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 연대론 등 당밖 주자들의 행보에 대해 “호사가들이 하는 이야기와 다르게 저는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이나 여러 소통 채널을 통해 당외주자분들이 우리 당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며 “일희일비할 것 없이, 배터리 100% 채우는 날을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당내 대권주자의 선거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윤 전 총과 김 전 부총리 등의 입당과 경선 참여를 독촉했다.
이런 가운데 범야권 주자들 간의 신경전도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법을 하신 분들은 아무래도 과거에 파묻힐 수밖에 없다”며 “정권교체가 됐는데 다음 대통령이 5년 내내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한다고 보내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견제했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