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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버스 출발부터 ‘파열음’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1-09-05 20:06 게재일 2021-09-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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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선택 방지 조항 논란 속<br/>공정선거 서약식·후보 간담회<br/>홍준표·유승민 등 주자 불참<br/>정홍원 선관위원장 사의 표명<br/>이준석 대표 만류로 번복 소동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 및 선관위원장 경선 후보자 간담회에서 고심하고 있다. 홍준표, 유승민, 하태경, 안상수 후보는 ‘역선택 방지조항 제외’를 주장하며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경선룰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대선 주자가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공정선거 서약식 및 후보 간담회’에 불참하자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사의를 밝혔기 때문이다. 비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만류로 정 위원장이 사의를 철회했지만 일부 대선 주자들이 정 위원장의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는 등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정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정 위원장은 당 지도부의 무한한 신임과 지지를 받고 계신 분”이라며 사퇴를 만류했다. 이에 정 위원장도 사의를 접고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정선거 서약식 및 간담회를 열었다. ‘정홍원 사의→철회’ 과정 속에서 진행된 이날 공정선거 서약식 및 후보자 간담회는 ‘반쪽 행사’로 진행됐다.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룰 도입에 반대하는 홍준표·하태경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준석 대표는 “선관위의 운영에 불만이 있다고 당 공식행사에 불참하는 건 매우 우려스럽고, 다신 반복돼선 안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도 “몇 명 후보가 참석 안했는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선관위가 사심 없이 정한 룰에 따르지 않겠다는 건 가장 바람직하지 않는 태도”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역선택 방지룰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결과, 핵심 요지는 역선택 우려가 있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역선택 방지를 두지 않는 안과 역선택 방지를 두는 여론조사와 두지 않는 여론조사를 합산하는 안으로 논의가 압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역선택 방지조항을 둘러싸고 ‘역선택 방지조항 반대파’와 정 위원장 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불참한 유 전 의원은 “경선룰도 모르는데 무엇을 서약하라는 것인가”라며 “윤석열 후보 추대를 서약하라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홍 의원 측도 “이름만 간담회지 ‘묻지마 서약’을 쓰는 간담회를 열고 (역선택 관련) 룰을 확정하는 순서가 합리적인가”라며 “서약은 한 뒤 후보들의 입을 묶은 다음 정 위원장의 의사를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역선택 방지조항 등에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역선택 방지조항 등에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역선택 방지룰 도입을 주장한 윤 전 총장은 “당이 정권 교체 의지가 있는지 국민에게 확실히 보여주고, 이 나라를 리드해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고, 장성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기습 입당식을 계기로 1인 정당, 개인 사당으로 후퇴하는 구태 정치의 물결이 당에 출렁였다”면서 “젊은 당 지도부가 파격으로 튼 혁신정치의 물결을 자유당식 건달주의 정치로 회귀했다”고 일침했다.

이 가운데 윤 전 총장이 고립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 측과 함께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주장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정해진 룰을 바꾸는 것이 가치관과 맞지 않아 멈추기로 했다”고 입장을 바꿨고, 황교안 전 대표도 “선관위 결정을 수용하면 된다”고 한발 물러나, 사실상 윤 전 총장만 역선택 방지룰 도입을 주장하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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