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음식점·유원지<br/>하객·손님·나들이객들 북적<br/>사회적 거리두기 등 실종<br/>국민 경각심 느슨 우려 목소리<br/>방역 잘 지켜 코로나 확산 막아야
예식장과 음식점, 유원지 등 다중이용시설은 주말 내내 인파가 몰리는 등 시민들의 마음은 벌써 ‘위드 코로나’에 가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대구의 한 예식장.
가장 하객이 많이 찾는 오후 1시께 이곳은 예식을 찾은 하객들로 인해 발 디딜 곳 없을 정도로 붐비고 있었다.
다행히 예식장 측에서는 꼼꼼히 방역수칙을 체크하고 입장 인원을 100명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인원체크를 하는 등 신경을 썼지만, 정작 하객들은 거리두기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어 상대적으로 덜 혼잡한 시간대인 오후 2시 30분 다른 예식장을 찾았지만, 오후 1시 예식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은 가득 차 있고, 오후 5시 30분 예식까지 30분 간격으로 전 홀이 예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예식장을 찾은 이모(33)씨는 “아직 예식장을 찾는 하객들이 많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조심스럽게 친구의 예식에 왔는데 마치 북새통을 이루는 예식장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랬다”며 “사람들이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약간 마음을 놓고 있는 것 같고,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보니 나도 자연스레 예전처럼 다가가서 어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하객 박모(35)씨도 “하객들과 혼주들이 인사할 때 예전에는 최대한 비접촉하기 위해 주먹치기를 많이 했지만, 최근 예식장에서는 자연스레 모두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아직 위드코로나가 오지 않은 상황이니 시민들이 서로 더욱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모습들은 예식장 외에 곳곳에서 발견됐다. 음식점, 유원지 등에서는 대규모로 함께 앉아 식사하거나 야외활동을 즐기는 모습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었다.
같은날 밤 10시께 포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찾은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일대는 늦은 시간까지 인파가 몰렸다.
한 음식점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넘쳐났다. 특히 방역수칙 중 필수인 QR코드 출입인증, 방문록 기록 등도 예전처럼 음식점 차원에서 꼼꼼하게 체크하기 보다는 손님들이 자율적으로 등록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손님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지인과 술잔을 기울이며 오후 11시가 넘을 때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직장인 최모(35)씨는 “영업 제한 시간이 밤 10시일 때는 마음이 급해서 친구들과 제대로 놀지도 못했고, 술자리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집에 가야 했다”며 “백신도 맞았고 포항에 코로나 확진자 수도 거의 없어서 늦게까지 놀아도 예전처럼 그렇게 불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항의 경우 지난달 30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1명을 기록한 이후 이달에 접어들어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내내 한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일과 2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으며 22일 2명, 23일 1명, 24일 3명으로 잠시 늘었다가 이날 또다시 1명을 기록하는 등 감염병 확산세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순항하는 백신 접종과 맞물려 일상 회복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문제는 시민들의 해이해진 경각심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줄어들고 있지만, 일상방역까지 한꺼번에 이완되게 되면 더 큰 혼란에 직면할 수도 있는 만큼 지속적인 방역조치 이행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포항시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의 전제 조건은 백신 접종에 있으니, 주위에 예방 접종을 마치지 않은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접종을 완료하길 바란다”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술자리에 가서도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방역수칙을 잘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재욱·이시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