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콩·녹두로 나물 재배 <br/>대구·경북·전북 학교급식에<br/>대량 납품한 업체 3곳 적발<br/>피해 초·중·고교 457곳 달해<br/>국내 원료 구입내력만 보관 등<br/>계획적으로 단속 피해 와
최근 대구·경북지역의 학교급식에서 외국산 농산물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장기간 납품해 온 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경북지원(이하 농관원)은 외국산 콩·녹두를 콩나물과 숙주나물로 재배해 국내산으로 속이고 학교급식업체에 대량으로 납품한 업체 3곳을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농관원에 따르면 성주군에 위치한 콩나물 업체 대표인 50대 여성 A씨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외국산 콩과 녹두를 키워 콩나물과 숙주나물로 생산해 낸 뒤 국내산으로 둔갑하며 학교 급식에 부정 유통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또 농관원은 청도군에 위치한 B업체와 경산시 소재에 C식품업체도 이 같은 혐의로 추가로 적발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8개월에 걸쳐 국내산 콩과 녹두에 중국산 등 외국산 제품을 혼합해 재배한 콩나물과 숙주나물 약 171t을 학교급식 납품업체에 판매하며 3억1천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 등은 대구 근교에 재배시설을 만들어 국내산에 비해 절반 가격도 안 되는 저렴한 수입산 콩과 녹두를 원료로 사용해 판매하며 부당 수익을 얻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가 판매한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구입한 대구·경북·전북에 위치한 초·중·고등학교는 무려 457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콩나물과 숙주나물은 일반 소비자가 육안으로 외국산과 국내산을 식별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노리고 이 같은 행각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업체에서는 수입한 콩의 거래내용은 폐기하고, 국내산 원료 구입 내역만 보관하는 등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단속을 피해 왔다.
앞서 농관원은 지난 9월 중순께 일부 업체에서 수입산 콩나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학교급식에 납품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입 콩나물 콩 취급업체 내역을 확보한 뒤 부정유통이 의심스러운 업체를 사전에 선정해 점검하는 방식으로 기획단속을 펼쳤다.
경북농관원 관계자는 “학교급식에는 콩나물이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국내산 원료 사용을 요구하는 실정이지만, 원산지에 따라 원료 콩의 가격차이가 2∼3배 이상 나기 때문에 부정유통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기한을 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원산지를 관리해 소비자와 생산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