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6일 발족식 데드라인<br/>물밑 조율에도 접점 찾기 실패<br/>결별이냐 봉합이냐 중대 기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끝내 결별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후보 측은 다음 달 6일 선대위 발족식을 데드라인으로 김 전 위원장 합류 여건을 더 숙성시키겠다지만, 김 전 위원장이 그전에 흔쾌히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양측 모두 명시적으로 결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차례 물밑 조율에도 접점 찾기에 실패한 만큼 김 전 위원장을 제외하고 선대위 가동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25일 오전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이 김 전 위원장에게 ‘조건없는 합류 선언이 없으면 끝이라고 최후통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주접을 떨어놨던데…. 그 뉴스 보고 ‘잘됐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꾸 말을 만들면 서로 괜히 기분만 나빠진다”며 “가급적이면 선대위가 정상적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을 처음부터 만들자는 얘기이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윤 후보와의 전날 만찬 자리에 대해선 “내 입장을 얘기했고, 내가 더 이상 물러나지 않으니까 알아서 해결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며 “내가 더 이상 다른 얘기 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밖에서 (윤 후보를) 돕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인사번복 내지 보직변경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그런 사람에 대해 특별하게 내가 얘기할 것도 없다”며 “후보한테 이미 다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의 이날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바쁜 사람을 내가 어떻게 만나”라며 “시간이 해결할 테니 시간 가는 걸 지켜보라”고 했다. 이날 최고위에서 의결된 선대위 구성안에 대해서는 “내가 관여한 바 없다”며 “남이 만들어놓은 것에 대해 코멘트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최고위를 거쳐 선대위 분야별 총괄본부장단을 임명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일단 비워놓고 선대위를 ‘개문발차’한 셈이다.
윤 후보는 전날 본부장 인선을 하루 앞두고 김 전 위원장과 100분간의 깜짝 회동을 통해 봉합을 시도했으나 김 전 위원장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윤 후보 본인과 회동에 배석한 권성동 사무총장이 거듭 “지금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발족식까지 시간이 더 있다”며 버텼다고 한다. 당 안팎에서는 회동 결과를 두고, “결별했다고 하기는 섣부르지만, 사실상 각자 갈 길 가는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