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자 급증하면서 <br/> 우현·구룡포 2곳서 하루 20건 <br/> 무리한 초과 운영 ‘과부화’<br/> 안치시설마저 포화직전까지 <br/>‘님비’에 장사시설 공모도 실패<br/> 시, 적극적 홍보 등 ‘발등의 불’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일일 사망자가 300명을 오르내리면서 전국의 화장장 및 저온안치실 부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포항시는 코로나19 이전에도 화장장 시설이 열악했던 터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합장사시설 설치 사업을 더욱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9일 포항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 급증 및 환절기 요인 등의 영향으로 지역의 화장장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포항에서는 현재 총 4기(우현화장장 3기, 구룡포화장장 1기)의 화장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현화장장의 경우 1941년에 설치된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화장시설이고, 구룡포 화장장 역시 1978년에 설치돼 노후화가 심각하다. 즉 이들 두 화장장의 1일 화장 가능건수는 총 16회(로당 4회)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3월 들어 코로나19 요인 등으로 지난 22일 총 20건(로당 5회)을 처리하는 등 무리한 초과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초과 운영을 함에도 여건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로당 7회 이상의 화장을 진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 경우 화장로 과부화에 따른 고장이 발생할 수 있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 안치 공간의 부족 현상도 함께 맞물려 있다. 포항에서는 10개 장례식장 52기의 저온안치시설이 있는데, 화장이 적체되며 고인이 대기해야 하는 안치시설 역시 포화 직전의 상황을 맞이했다.
더구나 관외자 화장률이 예년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31.4%를 기록하는 등 타지역의 수요도 몰려들고 있어 유족들은 장례식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포항에서는 대부분 3일장으로 지내던 장례식이 지난 21일부터 4일장 이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이에 포항시는 화장시설의 운영인력 확대를 검토하는 동시에 예비 저온안치실 설치를 위한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서는 종합장사시설 설립 사업을 한시바삐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포항시의 종합장사시설 설립 사업은 지난해 말 진행했던 공모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는데 2개월간의 공모에 신청한 곳이 한 군데도 없어 오는 2025년 하반기 오픈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시 포항시는 114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울산시가 종합장사시설을 설립할 당시 제공한 인센티브와 맞먹는 규모인 총 190억원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했음에도 “종합장사시설은 혐오시설이다”라는 일부 주민들의 선입견을 극복하지 못했다. 더구나 공모 실패 이후 치른 대선과 곧 다가오는 지방선거 등의 이슈로 인해 올 상반기 내에 재공모를 추진하기도 어렵다. 포항시 관계자는 “선거 이슈가 끝나면 종합장사시설 설립과 관련해 마을 단위 접근을 통해 선진지 견학 등의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며 “모두에게 꼭 필요한 시설인 만큼 소통을 통해 주민들의 정신적인 변화를 이끌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