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새 사람이 대구 이끌어야”<br/>주호영·김상훈 등 등판 거론<br/>지역 국회의원 ‘빅딜설’도 대두<br/>국힘 경선 ‘복마전’ 우려 시선
대구시장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30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전격적으로 3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날 권 시장은 대구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와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또 “지난 8년간 통합신공항 건설, 취수원 다변화, 신청사 건립 등 3대 숙원사업은 해결 실마리를 찾았고 5+1 미래신산업을 필두로 한 산업구조 혁신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는 등 혁신을 통해 미래를 위한 초석은 어느 정도 다져놓았다”며 “대구시장으로서 저의 소명과 역할은 여기까지 인 것 같다”고 3선 불출마의 뜻을 분명히했다.
특히 권 시장의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새로운 대구시장 후보로 누구를 의미하는지들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이진숙 전 걸프전 종군기자, 정상환 변호사, 권용범 전 대구 경북 벤처기업 회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이며 홍준표 의원,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 유영하 변호사 등은 출사표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다 권 시장이 언급한 새로운 사람으로 현직 국회의원인 주호영·김상훈·윤재옥·류성걸 의원 등이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거론되는 인사들이 최소 11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의 거물급 인사들이 다수 거론되는 데는 대구의 경우 국민의힘 텃밭인데다 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투표성향에 원인이 있다.
이는 그동안 김상훈 의원과 권영진 시장 간, 홍준표 의원과 권영진 시장 간의 빅딜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어 권 시장은 이날 불출마 선언에 앞서 서울에서 국민의힘 대구지역 국회의원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 이어 당 지도부 및 지역 국회의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과 3선 출마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불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국회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권 시장과 가장 친근한 인사로 구분되는 김상훈·윤재옥 의원에게로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이며 이들은 평소에도 “권영진 시장이 출마하게 되면 절대 대구시장에 도전하지 않겠다”며 여론조사에도 포함시키지 말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이제 권영진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봉인이 해제되면서 이들 의원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판이 격전지로 전개되는 데는 우선 권 시장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공천 감점 규정이 ‘1인당 최대 페널티를 10%’로 정리됐기 때문이다.
홍준표 의원은 이같은 조정에 대해 즉각적으로 ‘우샤인 볼트냐’이라며 10%의 감점도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국회의원의 경우 이정도의 감점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승산이 있을 것으로 지역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만일 국회의원간 빅딜설이 성사된다면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될 수 있어 시민들의 반발 투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고 다자 경쟁구도로 펼쳐진 대구시장 선거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곤영·김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