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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 든 흥해우회도로, 정체는 해결 못해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2-05-08 20:12 게재일 2022-05-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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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 해소 기대감 속 개통<br/>차 몰려 더 심각, 불만만 터져<br/>이용자들 “근시안적 설계 탓”
7번 국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구간 우회도로가 개통되면서 통행량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후 흥해읍 마산리 통과구간의 모습. /이용선기자

“정말 기가 찰 일이다. 일반인들도 예상 가능한데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는 기관이 어떻게 그렇게 근시안적 대책을 마련했는지 모르겠다”

국도 7호선 포항 흥해 구간의 상습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1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설된 우회도로가 개통됐으나 도착지점 부분에 차들이 몰려 심각한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병목현상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되는 곳은 우회도로가 끝나는 곳에서부터 네거리 신호등이 설치돼 있는 흥해읍 용천2리 7번 국도 700여m 구간이다. 여기에는 우회도로를 질주해 빠져나온 차량과 흥해읍 시내에서 나오는 차들이 뒤섞이면서 온종일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흥해읍을 통과하는 시간이 우회도로 개통전보다 오히려 더 걸리기가 다반사다.


우회도로는 지난달 28일부터 국도 7호선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에서 용전리까지 총 6.0㎞ 구간의 4차로로 개통됐으며 사업비 1천130억원이 투입됐다.


흥해읍 중심을 통과하는 기존 국도 7호선은 하루 평균 교통량이 3만7천여대로 상습적인 교통체증이 발생해 우회도로 개설은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하나였다. 특히 인근에 최근 상가와 학교, 주유소 등이 들어서고 최근 초곡·남옥 지구 등에서 아파트 단지 개발이 잇따라 이어지면서 교통체증 문제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기존 도로의 경우 4.9㎞(평면교차로 8곳)의 구간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퇴근 시간대 15분, 여름 휴가철에는 30분 이상 소요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최근 개통된 포항 흥해 우회도로는 전 구간이 입체교차로로 신호 없이 4분 만에 통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문제 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해당 도로가 개통된 지 열흘의 시간이 흐른 현재 우회도로를 이용한 일부 시민들은 해당 도로의 개통으로 인해 이전보다 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과 7, 8일 주말 7번 국도 흥해 우회도로가 끝나는 지점인 흥해읍 용전리 부근의 국도는 차량 병목현상이 종일 이어졌다.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이 현장에 나와 교통수신호를 하며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병목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이날은 공휴일과 주말이 겹치면서 경북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한 탓도 있지만, 문제는 평일에도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흥해 우회도로의 병목현상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도로 중간지점에 설치된 나들목 4곳과 도로사면, 안전시설 등의 마무리 공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도로교통을 한 것도 원인이지만 운전자들은 근본적으로 근시안적 설계를 한 부분이 이런 현상을 유발시킨 것으로 꼽고 있다.


운전자들은 도로의 원활한 차량흐름을 위해서는 청하네 거리까지 우회도로 사업구간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포항시민 김모(60)씨는 “1천억이 넘는 혈세를 투자하고서도 당초 목적을 채우지 못한 대표적 사례가 이 우회도로”라면서 “병목현상 개선사업을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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