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경북 올해 강수량 116.4㎜<br/>포항 111.3㎜로 평년 절반 못미쳐<br/>논·밭·과수 등 물부족 현상 극심<br/>바닥 보인 저수지 용수확보 비상<br/>중·하순 장마 시작 까지 대책 절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오전 5시 기준 경북동해안에 시간당 1~5㎜의 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5일부터 내린 누적 강수량은 △토함산(경주) 56.5㎜ △청도 금천(청도) 45.5㎜ △대구 32.5㎜ △경주 30.5㎜ △구미 27.7㎜ △포항 23.8㎜ △영천 23.5㎜ △청송 20.1㎜ △상주 20㎜ △울진 18.8㎜ △의성 17.7㎜ △안동 16㎜ △문경 14.4㎜ △영덕 11.7㎜순으로 나타났다.
경북지역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도내 강수량은 116.4㎜로 지난해 279.9㎜나 평년 266.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특히 포항 등 동해안지역에 가뭄이 더 심각한 상황으로 포항시의 올해 5월까지 누적 강우량은 111.3㎜로 평년 281㎜의 40%에 그쳤으며, 최근 1개월 강우량도 40㎜로 평년 145㎜대비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계속되자 포항시 남구 대송면 장동·홍계지구, 북구 청하면 소동·신흥지구 일부 논에서는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가 지연됐다.
포항시 기계면과 기북면, 신광면, 죽장면 밭 작물에서는 생육이 지연되거나 시드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도 공업용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우제도 등장했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과 장기농업협동조합은 지난 3일 장기읍성에서 이장, 자생단체장 등과 함께 기우제를 지낸 것. 이에 이강덕 포항시장은 선거가 끝나고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가뭄피해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 긴급회의를 열고 농어촌공사와 협력해 저수지 용수를 농업용수로 확보하고 급수차를 동원해 물을 공급하는 단기 대책과 일부 저수지 둑을 높여 담수 능력을 키우고 추가 관정 설치 등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또 올해 1~5월 강수량이 102.9㎜로 평년의 39.9% 그친 경주도 가뭄으로 인해 형산강 하류 지역인 서악동 일대 농경지에서는 물 부족으로 모내기가 늦어지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도 긴급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예비비 16억 원을 투입하고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 용수원과 관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영덕군도 1~5월 강수량이 110.5㎜로 지난해 293㎜의 37.7%에 머무를 정도로 가뭄이 심각하다. 특히 5일 내린 비의 양도 다른 지역보다 적어 가뭄 해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안동·예천 등 경북 북부지역에선 5월 콩 파종 시기를 놓친 농가와 지난달 초 마쳤어야 할 고추 모종심기를 포기한 농가도 상당수다. 과수 농가에서는 가뭄으로 인해 과수 알이 굵어지지 못하고 있다.
영양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6월이면 허리 높이만큼 자랐어야 할 고추가 아직도 무릎 높이에 머물고 있다”며 “생육이 더뎌 이대로라면 수확량이 평년 대비 4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가뭄은 장마가 시작되는 이달 중순이 넘어야 해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달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예측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시작되는 이달 중·하순부터 가뭄이 완화되기 시작해 7월이 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