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폐사 붕어·저수지 시료 채취<br/>산소부족vs수질오염 검사 의뢰<br/>농어촌公, 용존산소 부족 추정에 <br/>주민, 수질오염 주장… 의견 대립
속보 = 경북 동해안 지역 최대 농업용 저수지인 포항시 신광면 용연 저수지에서 민물고기 수백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사건<본지 7월 26일자 1면 보도·사진>과 관련해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을 두고 지자체에서는 ‘용존산소 부족’을, 마을 주민들은 ‘수질오염’을 주장해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26일 해당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와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7월 24일부터 25일까지 포항시 북구 신광면 호리 용연저수지 주변에 민물고기가 무더기로 폐사해 있다’는 마을 주민과 낚시꾼의 신고가 잇따랐다. 현장 조사에 나선 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이 집계한 죽은 민물고기의 수는 600마리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저수지에는 붕어 외에도 다른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는 30㎝ 이상 크기의 붕어만 집중적으로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어촌공사는 저수지의 물을 채취한 뒤 본부 내 자체 연구소에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농어촌공사가 용연저수지 내에 설치된 수질검사측정기기를 분석한 결과 특별한 유독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공사는 최근 기온이 높아지면서 수온이 상승하고, 가뭄으로 인해 저수량이 줄면서 용존 산소(물에 녹아 있는 산소)가 부족해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960년대 용연저수지가 준공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해마다 민물고기들이 소규모로 폐사한 적은 있어도, 이번처럼 수천 마리의 물고기 떼죽음을 당한 일은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저수지 내에는 잉어와 메기, 장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살고 있지만, 이번에 폐사한 물고기 대부분이 성인 팔뚝만 한 크기의 ‘붕어’라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번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폐사의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을 주민 A씨는 “무더운 여름철 민물고기들이 산소 부족 등으로 간혹 폐사할 수 있지만, 이번처럼 수 천마리가 일시에 폐사된 것은 오염된 물이 주된 원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농사를 짓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용연저수지의 물을 끌어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저수지와 인접한 곡강천 지하댐에서 흥해읍민들이 식수로 취수하고 있어 하루빨리 원인을 밝혀서 주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 관계자는 “저수지 내의 수질측정망 점검 결과 수질은 오염이 없었고 산소 부족으로 인해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단정할 수 없지만, 저수지의 수질이 적정 등급이었다”고 말했다.
포항시도 독극물 등 유해물질 유입으로 인한 집단 폐사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항시는 폐사한 물고기와 저수지 시료를 채취해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과 경상북도 어업기술센터에 검사를 의뢰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조류나 신광저수지의 온도가 예년과 다르게 많이 높아져 환경요인으로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혹시나 민물고기의 질병이 있지 않을까 병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