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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알고 싶다는 욕망

등록일 2023-02-07 19:59 게재일 2023-02-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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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외 한동대 교수·AI융합교육원
김경외 한동대 교수·AI융합교육원

2023년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올 한 해에 대한 회색빛 전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장기적인 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 전망은 어떨지, 금리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이 우리 가족의 생계와 아이들의 학업 및 취업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등 고민하고 생각해야 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들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를 위한 대가 지불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 금액이 얼마가 되든지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앞으로 이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매번 마주하게 되는 이 불확실성 문제의 답을 전문가 대신 인공지능이 찾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데이터의 학습을 통해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인공지능이 대용량 데이터를 만나면서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예측을 대신 수행해주는 전문가를 곁에 둘 수 있게 되었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과 데이터만 있다면 우리 모두가 마치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도준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의 뛰어난 예측력과 성능은 지금보다 덜 불안해하고 덜 염려하면서 살 수 있는 윤택한 삶을 우리에게 선물해 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아주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는 빅데이터가 결코 ‘전부’가 될 순 없다는 것이다. 빅데이터가 분명 엄청나게 큰 데이터인 것은 맞지만, 결코 그것이 모든 정보와 지식을 대변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우리가 다룰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지금의 몇만 배로 늘어난다고 해도,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정보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이는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치 수많은 바둑 경기를 학습했던 알파고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세돌의 78수처럼 말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폭발적인 성장은 어쩌면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더 빠르게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이 두 기술은 지금보다 더 눈부신 속도의 혁신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기술은 신이 아니기에 모든 것을 알 순 없으며, 삶의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을 뿐 완전히 해소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즉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모든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알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필자는 오히려 이렇게 묻고 싶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한대로 움직이는 사회에 과연 인간다움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오히려 인공지능도 정복할 수 없는 미지의 불확실성이라는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 유지하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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