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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8개월 만에 붕괴… 영덕국유림 산불예방임도 부실 논란

박윤식기자
등록일 2023-08-13 20:04 게재일 2023-08-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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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임목·흙 밀려내려 인근 물바다<br/>건설업체 관계자, 토사유출 방지<br/>전석쌓기 등 미비 사고원인 꼽아<br/>마을이장 “작년 공사·이번 태풍 때<br/>피해우려 지적했지만 외면” 분통
남부지방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가 지난해 공사를 끝낸 영덕군 영해면 대리 ‘2022년 산불예방임도 시설사업’ 공사현장 일부가 태풍 ‘카눈’으로 붕괴되면서 인근 마을에 피해가 발생, 부실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 박윤식기자

남부지방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가 지난해 4월 발주해 8개월 동안 공사를 벌인 영덕군 영해면 대리 산121-1일원 ‘2022년 산불예방임도 시설사업’이 공사 완료 8개월도 안돼 설계부터 시공, 허술한 관리감독까지 총체적인 부실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문제가 된 임도(林道) 절개, 성토면 2개 구간은 이번 태풍 ‘카눈’으로 붕괴 됐으며 산에 있던 폐임목과 토사 등이 마을로 밀려 내려와 도로의 횡배수로를 막는 바람에 빗물이 역류, 인접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


이대복 영해면 대1리 이장은 “지난해 부실한 산불예방임도 시설사업공사를 하면서 이번 재해는 예고됐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지난해 3월 임도시설 공사 사업 설명회 당시 ‘임도시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토사, 임목 처리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토사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절개 사면 등에 재사용할 경우 집중호우시 토사가 마을로 밀려 내려와 농경지 등에 많은 피해를 줄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영덕국유림관리소에 민원 전화를 걸어 ‘마을 농경지와 창고,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다’고 신고했으나 ‘당장 현장 확인을 할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면서 “재난에 대해 산림청의 사전 대비·대응 조치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사 구간의 사면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일부 석축(石築)이, 이번 태풍의 토사에 밀려 무너져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 이번 임도유실로 피해를 입은 김성호 대1리 주민은 “지난 60년간 크고 작은 많은 태풍이 지나 갔지만 이번처럼 농기계, 농작물 등에 이같은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면서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된 것은 산림청의 공사현장 관리 부실과 부실 공사 등으로 인한 인재”라고 비난했다.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임도 공사 구간은 가파른 사면에다 땅 다짐이 어려운 마사(磨沙) 토질이어서 피해가 커졌다”면서 “토질이 마사토인 점을 감안, 토사유출 방지시설과 전석쌓기, 전석바닥막이 등을 철저히 설치 했어야 했다”며 사고 원인을 분석했다.


영해면이장협의회 한 관계자는 “산림청의 임도 관련 정책이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더 이상의 주민 피해가 발생 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에 남부지방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는 “전문가의 설계 의견에 따라 공사 현장에 토사유출 방지시설과 전석쌓기 등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임도유실 피해에 대해 신속한 조사를 벌이는 한편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2년 산불예방임도시설사업’ 신설 구간은 2.92㎞으로 사업비 8억7천여만원이 투입돼 산림조합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시공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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