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관 영입 나서면서 소문<br/>원스톱서비스 시장 파괴력 전망<br/>인맥중심 지역 영향 미미 반론도
포항에 조만간 대형법무법인(로펌) 사무소가 진출한다.
이 로펌이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검찰·경찰 수사관 스카우트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변호사 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15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9월초 북구 양덕동 포항법조타운 인근에 대형 로펌 A법무법인 포항지사가 문을 연다.
지난 2012년 서울에서 형사분야 전문법률사무소로 개업한 A로펌은 이후 이혼과 가사, 성범죄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운영해 오고 있다.
A로펌은 현재 사건을 총괄 담당하는 대표 변호사만 11명이 근무하고 있고, 변호사 180명과 전문위원 80명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 울산, 대구 등 전국 일원에 사무소 25개를 운영하고 있고 사건 유형별로 나눠진 18개 전담센터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로펌은 포항사무소 개점에 앞서 수개월 전부터 사건 수임을 전담할, 주 근무지가 포항이었던 현직 검찰·경찰 수사관 영입에 나서면서 지역 법조계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A로펌은 영입 대상이 된 검찰(1명)·경찰위원(2명) 후보자들에게 연봉 7천만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A로펌이 향후 지역 변호사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양비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A로펌은 사건 의뢰인이 경찰 첫 방문 때부터 고소장 접수, 조사 진행 과정까지 검찰·경찰위원들이 단계별 조언을 해주는 소비자 눈높이 법조 서비스를 제공, 향후 ‘지역 법조계에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지역사회는 인맥과 학맥, 지연으로 사건 수임 대부분이 이뤄지기 때문에 ‘A로펌의 향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또 영입을 제안 받은 상당수의 경찰 수사관들도 “A로펌이 요청한 업무 수준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이 로펌에 입사시 회사가 제시한 최소 사건은 수임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한 경찰관은 “A로펌은 형사사건 수임이 기장 큰 부분일텐데 지역에선 마약과 성 관련 범죄가 큰 부분을 차지, 큰 로펌이 맡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취업할 경우 실적을 맞추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경찰의 이같은 기류 때문인지 현재 A로펌은 영입될 검찰위원은 결정했으나 경찰위원 영입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역의 한 법조인은 “향후 A로펌의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지역 법조계 시장의 일정 부분을 잠식할 것만은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대형 로펌 사무실이 개설되면 고객이 선택폭이 넓어지게 된다면서 그 경우 지역변호사 업계도 서비스 향상 등 나름의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