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해경, 13명 구속·12명 입건<br/>식당들로부터 현금 16억원 챙겨<br/>포획·운반·구매 조직책 구성<br/>잡은 고래 바다 투척·배 세척<br/>야간작업 등 증거인멸 정황도
멸종위기 종인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하고 유통한 전문 포경조직단이 해경에 붙잡혔다.
포항해경은 지난 3월부터 8월24일까지 고래를 포획하고 유통과 판매한 혐의(수산업법위반)로 55명을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중 13명은 구속, 12명은 불구속 입건 됐으며, 30명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거된 일당은 선박 운영자와 포획선, 운반책, 구매자로 구성됐다. 범행에 이용된 고래 포획선은 6척, 해상운반선은 3척이었고 이를 유통 받은 식당은 3곳인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해경은 지난 6월2일 남구 장기면 양포리 양포항에서 불법으로 잡은 고래를 싣고 들어온 운반선 주변에 잠복, 고래를 트럭에 옮겨 싣는 현장을 확인한 뒤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후 해경은 이들이 지닌 휴대전화에서 포획에 가담한 선박 관계자 연락처를 확보한 뒤 7월3일 이들을 추가 체포했다.
해경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이들의 범행은 계속됐다.
해경은 지난달 28일 남구 구룡포항 동쪽 해상에서 항공 순찰하던 중 고래 포획 현장을 목격한 뒤 경비함정을 출동시켰다.
포획선 선원들은 해경 수사망을 피해 도망 가던 도중 범행 증거 인멸을 위해 고래고기를 바다에 버리는 한편 배 구석구석을 씻기도 했다.
해경은 1시간이 넘는 추격 끝에 포획선을 붙잡았다.
해경은 갑판에서 포획선 선원들이 미처 없애지 못한 고래 살점과 혈흔을 채취해 고래연구센터에 DNA 분석을 의뢰, 바다에 버려진 밍크고래는 두 마리로 확인됐다.
해경 조사결과 포획선들은 경북 동해안일대 해상에서 유영하는 밍크고래를 조립형 작살을 이용해 포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해상에서 작살을 던져 고래를 잡은 후 포획선의 분리형 현측문(갯문)을 열고 인양한 다음 운반 편의를 위해 10∼20kg 단위로 해체 후 자루에 나누어 담았다.
선박운영자 또는 포획선에서 섭외한 운반선은 야간을 틈타 해상에 투하된 고래고기를 인양 후 해경 파출소가 없는 소형 항포구로 입항했다.
항포구에는 육상 운반책이 미리 차량을 대기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고래 자루를 옮겨 싣고 고래고기 전문 식당으로 향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당들은 현장에서 전액 현금으로 대금을 지불했고 현재까지 포획된 밍크고래는 총 17마리로 시가 약 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광섭 포항해경 수사과장은 “국제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불법 고래포획 범죄는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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