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힙합그룹 ‘수니와 칠공주’ <br/>며느리·손자 나서 팬클럽 창단식
‘수니와 칠공주’는 최고령자인 정두이(92) 할머니부터 최연소인 장옥금(75) 할머니까지 칠곡군 지천면 신4리에 사는 할머니 8명이 뭉쳐 지난달 31일 경로당에서 창단식을 했다.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아쉬움은 물론 전쟁의 아픔과 노년의 외로움을 표현한 할머니들의 자작시를 랩 가사로 바꾸며 일곱곡을 선보였다.
팬클럽은 그룹의 리더인 박점순(81) 할머니의 며느리 금수미(52)씨가 회장을 맡고 회원이자 손자인 강경우씨도 서울 경찰관으로 근무 중이며 쉬는 날 동료 경찰관 대신 근무해 받은 수당 100만 원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서무석 할머니의 아들 전용식(62)씨는 붓글씨로 “꽃보다 아름다운 수니와 칠공주 래퍼 그룹 창단을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데이”라는 문구를 작성해 응원했다.
금수미 팬클럽 회장은 “시어머니의 아버님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랩을 들었을 때 남편과 함께 밤새 울었다”며 “부디 100세까지 랩을 부르며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 계시길 간절하게 바란다”고 전했다.
팬클럽에 가입한 김재욱 군수는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할머니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어르신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오늘과 다른 내일이 있는 삶을 살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명환기자 gang3533@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