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괴석 열두봉우리·연꽃 속에 푹 안겨<br/>솔바람 소리 어우러진 풍광 탄성 자아내
이 절은 66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순천 송광사 16국사 중 한명인 법장 고봉선사에 의해 중창된 천년고찰이다. 창건 당시 33개의 부속건물을 갖추었던 대찰로 봉우리마다 자리 잡은 암자에서는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산을 가득 메웠다고 한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청량산. 한때는 신라의 고찰인 연대사와 망선암 등 27곳의 암자를 거느려 당시 신라불교의 요람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청량사의 유리보전은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정갈해 산사의 고즈넉함을 오롯이 품고 있다, 낭떠러지 위에 걸터앉은 오층석탑은 준수하게 날렵한, 층층으로 이어지는 균형의 조화로 풍경의 주인공으로 서 있고, 시야는 일망무제로 열려있어 이리 봐도 비경이요, 저리 봐도 절경이다.
청량산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겨울 청량사에서 펼쳐진 풍경을 누군가와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추운 날씨도 물러날 듯하다. 기암의 열두 봉우리와 연꽃 속에 푹 안긴 청량사는 솔바람 소리에 어우러진 풍광이 그림같이 평화롭다.
청량산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과 고산마을의 풍광은 가슴 속에 깊은 감동의 물결과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청량산 입구 학소대폭포의 빙벽은 낙동강의 겨울 풍경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다.
주차장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청량사가 나오고 유리보전(경북유형문화재 46호)이 있으며, 법당에는 동방의 정유리세계를 다스리는 약사여래불을 모셨다는 뜻으로 공민왕의 친필로 쓴 유리보전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유리보전 아래 지장전에는 목조 지장보살 삼존상이 있다. 16세기 불상 가운데 종교성과 완성도를 두루 갖춘 조형물로 평가된다.
청량사에서는 차 한 잔의 여유도 가질 수 있다. 청량사 입구에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란 이름이 붙은 전통찻집이 있는 것. 청아하고 정갈한 분위기에 넓은 창으로 보이는 자연의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찻집이다.
입석 방향으로 퇴계 선생이 후학을 가르쳤던 청량정사와 ‘아픈 다리 쉬어가세요’라는 간판이 있는데 누구나 무료로 차를 나눌 수 있는 ‘산꾼의 집’이 있다.
입석 방향으로 응진전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청량사의 암자로 경관이 수려한 금탑봉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인상적이다.
기암괴석들이 기기묘묘한 자태를 거침없이 뽐내는 풍광과 멋, 여기에 정취가 어우러진 천년의 숨결 청량사의 겨울은 그야말로 선경이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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