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사진동호회의 제44회 사진전 ‘안동댐·50년 후의 풍경과 사람’이 열렸다. 안동시 태사길에 있는 포토갤러리 유안사랑에서 열린 이번 전시에는 안동사진동호회가 올 한 해 수몰지역의 풍경과 사람을 기록한 작품 57점을 선보였다.
1976년 건설된 안동댐으로 고향을 잃은 수몰민은 54개 마을 3천여 가구 2만여 명에 달한다. 고향을 떠난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고향 언저리에서 삶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그들의 아픈 서사와는 다르게 꽃은 피고 벼는 익고 풍경은 평화롭다. 그 사계절 풍경과 사람의 모습을 안동사진동호회 회원들의 카메라에 담아냈다. 예안면 기사리·도목리·부포리·주진리, 와룡면 가류리·절강리 등 변화된 수몰마을을 감상할 수 있다.
안동사진동호회 조인순 회장은 “안동댐은 굴곡 많은 수몰민의 삶이 깃들어 있는 상징적 장소”라며 “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마을과 그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1981년 창립한 안동사진동호회는 매년 한 가지 주제로 매월 출사를 하고 매년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향토문화의 변화를 공개하고 있다. 특히 ‘오늘의 농촌’, ‘댐에 남은 이야기’, ‘안동의 옛집’, ‘도청 이전지’와 지난해 ‘신들의 거처 서낭당’까지 지역의 사라져가는 문화를 밀도 있게 담아내 호평을 받고 있다.
또 1995년 안동시·군 통합원년의 모습을 담은 기록사진집 ‘안동 1995’를 발간하고 2003년에는 안동의 대표적 전통마을인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의 사계절을 촬영하여 엮어낸 다큐사진집 ‘가일 2003’을 발간해 역사 자료로 남기기도 했다.
“비 그치고 한달음박 뛰어가면/ 조그만 물도랑을 건너뛰어/ 낮은 초가의 우리집/ 마당 끝에는 닥나무 몇 포기가 자랐지/ 어머닌 그 시대의 따순 저녁을 지으시고/ 조밥덩어리도 우리들은/ 배부르게 살았다. 월곡면 미질동/ 눈감아도 손금 보듯 환한 골목길”
수몰로 이름을 잃은 마을 월곡면 미질 출신의 김윤한 시인의 시 ‘월곡 회상’ 중 일부이다. 회원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장 한 켠에 걸려 별다른 설명이 없이도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수몰의 아픔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는 15일까지 계속된다. /백소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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