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푸른 뱀의 해다. 뱀은 갱생과 치유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낡은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뱀의 해에 우리 사회도 지난 시간의 허물을 벗어버리고 새로워져야 할 이유는 다분하다.
그 새로운 시작을 말하자면 방금 세상에 나온 아기들의 우렁찬 울음소리만큼 희망을 안겨주는 것도 없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새해 인사를 전하는 TV 속에서도 세 명의 아기가 어둠을 뚫으며 굵고 시원한 울음을 터뜨렸다.
이제는 어디에서나 아이의 출생은 기쁘고 반가운 일이 되었다. 동시에 우리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출생률의 위기가 고령화와 지역 소멸로 이어진다는 거다. 이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가의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지금. 한 줄기 빛처럼 오르고 있는 출생아 수는 모두에게 희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동안 연속으로 출생아 수가 2만명이 넘었다. 10월의 출생아 수는 2만1398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이후, 내려가기만 하던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오른 것이라 하니 2024년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경북에서도 저출생 극복이 도정의 화두 중 하나다. 인구감소 위기가 다른 지자체보다 심한 지역이다 보니 저출산 전쟁이라는 강력한 말로 그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올해는 만남 주선, 행복 출산, 완전 돌봄, 안심 주거, 일과 생활의 균형, 양성평등의 6개 정책을 제시하며 임신 전 건강부터 출산 후의 산모와 신생아 지원까지 모든 과정을 ‘ALL CARE’하는 지역 맞춤형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난임부부 지원 정책 등 건강한 출산 환경 조성과 도민 행복을 돕는다.
경북의 합계출산율을 보면 지난해 1/4분기 0.93명, 2/4분기 0.85명, 3/4분기 0.91명으로 2023년 0.86명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다둥이 가족은 그야말로 타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경북은 다둥이 가족이 440가구가 있다.
지난해 여름, 포항시 북구 신광면에서는 한 다둥이 가정에 2024년도 첫 출생아이기도 하면서 다섯째 아이가 태어나 지역 사회에서는 큰 화제가 되었다.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축하와 함께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또 다른 5남매 가족은 포항시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 이를 통해 포항시에서는 다둥이 가족을 홍보대사로 정한 것에 대해 자녀 양육의 경험과 다자녀 가구의 행복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와 관련된 잘못된 사회 문화를 개선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또 결혼(임신·출산·육아)에 대한 편향적이고 왜곡된 가치관이 있는데 미혼인들에게도 잘 전달되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된다고도 했다.
5남매 부모는 “출산을 통한 새로운 생명과의 만남의 기쁨, 육아를 통한 보람, 자녀의 성장을 바라보며 느끼는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남들은 모르는 양육의 기쁨을 전했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또 다른 다둥이 가정의 아버지는 “아이들이 자라서도 육아는 쉽지 않다. 하지만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있으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아이들이 서로 보고 배우기도 하고 자라면서 부모의 말을 알아듣고 같이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어서 많이 기쁘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