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환자 1000명 중 99.8명… 2016년 이후 최고 수준<br/>한 곳 뿐인 화장시설 명복공원은 내일까지 예약 완료된 상태<br/>유족들 뜻하지 않은 4일·5일장 치르고 원정화장까지 나서야<br/>市, 올해 안으로 공공건축심의 마친 후 16기로 확대 운영 계획
최근 독감과 폐렴 등으로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화장시설을 구하지 못해 장례가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의 화장시설은 명복공원밖에 없어 화장시설 부족에 따른 대책을 대구시 차원에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보면 대구 명복공원의 화장 예약이 오는 18일까지 10회차 모두 완료된 상태다. 독감과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함께 추운 날씨 고령 사망자까지 느는 계절적 요인으로 화장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현재 16일부터 4일차인 19일도 오전 6시 30분 1회차부터 오후 3시 30분 9회차까지 마감됐고 오후 시간대 단 1회차만 남았다. 인근 경북 김천시립추모공원, 안동장사문화공원, 의성군공설화장장, 상주시승천원 또한 18일까지 예약이 꽉 찼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3일장은 불가능하다.
시민들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 화장시설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일부 유족들은 뜻하지 않게 4일장·5일장을 치르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청은 현재 인플루엔자 환자가 1000명 중 99.8명으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유행 상황이 1~2주 더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화장시설 대란인 현 상황이 앞으로 2주 후 즉 설날 이후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에는 화장시설이 명복공원 하나밖에 없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독감 유행 같은 상황이 생길 때마다 3일장을 치르지 못하고 원정화장까지 나서야 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 대구시는 명복공원 확장 및 현대화사업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가 심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경북 포항시가 지난해 추모공원 건립 부지를 주민 공모해 7개 마을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인 것과 대조적이다.
대구의 명복공원은 11기의 화장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1일 45구, 연 1만6425구의 화장이 가능하다. 대구지역 화장률은 2023년 기준 92%로 유골함 봉안 가능 시설도 전체 3만443기 중 443기(1.5%)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1925년 남구 대명동에 처음 건립된 이후 1966년 현 위치인 수성구 고모동 4만5349㎡ 부지로 옮겨 와 58년 넘게 운영해 다른 시도와 비교해 볼 때 노후화가 심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이어 독감·폐렴 유행까지 겹쳐 명복공원이 포화 위기가 맞다”면서 “올해 안으로 공공건축심의를 마치고 설계공모에 들어가 향후 16기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