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물가로 사람 구하지 않는 자영업·소상공인 많아<br/>대학생들 “올해 겨울방학 아르바이트 자리 더 없어” 하소연 <br/>자투리 시간 활용 주부 일자리도 부족… 10년 직장 폐업도
“방학 동안만 일하려는데 알바 구하기 힘들어요”
대학생들이 쏟아낸 말이다. 최근 고환율과 고물가 등으로 사람을 구하지 않거나 그 수를 줄이는 등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대학생 이 모(23)씨는 “방학 동안 주위의 친구들도 대부분 알바 할 계획이었다. 면접을 보고도 연락이 오지 않아 이번 방학은 알바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몇 군데 면접을 보고 겨우 설 명절 알바를 구했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에 아르바이트(알바)를 하려고 했지만 알바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대학생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대생은 남학생에 비해 택배 일처럼 힘쓰는 일을 하기도 힘들어 알바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보통 카페나 음식점에서 알바를 구하는데 최근 채용인원이 줄었고 이동 거리도 멀지 않아야 하다 보니 알바 구하기가 한정적인 것 같다고 한다. 지난해 겨울방학에 알바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은 대부분 올해가 알바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생뿐 아니라 아이가 있어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주부들도 마찬가지다. 주부들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을 시간만이라도 일자리를 구하려는데 마땅한 일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주말에 일하던 곳이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쉬고 있다. 여러 곳을 알아보고는 있지만 한 달째 못 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확실히 부족한 것 같다. 주부 장모(51)씨도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최근에 10년 넘게 일하던 곳을 그만두게 되었다. 며칠 전 집 가까이 있는 편의점에서 면접을 보았는데 연락이 없다. 다른 곳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알바 구하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포항 양덕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54)은 “작년보다 매출이 많이 줄었다. 점심시간에 손님보다 알바생이 더 많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마음이 아프지만 알바생을 줄이기로 했다. 바쁠 때만 포항시에서 운영하는 자투리시간거래소에서 사람을 구해 쓸 생각이다. 올해는 최저 시급도 올라서 내 가족이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바나 단기 일자리는 1년 사이 반으로 줄었다. 통계청의 ‘온라인 채용모집 인원수’에 따르면 지난달은 1년 전과 비교해 51.5%로 나타나 반 이상이나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알바생들이 많이 찾는 한 구직 포털 사이트에서는 알바생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평균 2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10명 중 7명은 일자리 구하기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알바를 하는 이유는 학비나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였고 다음은 여행경비나 취업 준비 자금으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또 한곳에서 계속 일하기가 쉽지 않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N잡러’ 알바생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기존에 일을 하고 있으면서 새로운 알바를 더 구했다. 일자리 구하기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일자리는 있어도 나에게 맞는 알바를 찾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원하는 시간대와 이동 거리, 원하는 지역 등이 나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중 알바생들은 오전 시간대를 가장 선호했고 선호 지역은 ‘집 근처나 학교 근처’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나 직장인이나 대학가를 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