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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힘든데 정치권 싸움만… 제발 민생 챙겨달라” 호소

고세리 기자 ·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01-30 19:56 게재일 2025-01-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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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TK의원들이 전하는 대구경북의 ‘뿔난 민심’ <br/>전통시장 소비심리 크게 위축<br/>자영업자들 어려움 많이 토로<br/>민주당과 왜 이렇게 못싸우나<br/>구속된 대통령 동정 목소리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명절을 맞이한 대구·경북(TK)의 민심은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와 ‘탄핵’이 가장 큰 화두였다. 설 연휴동안 곳곳에서 민심을 청취한 TK의원들은 “정치권에서 하루빨리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고 민생을 살펴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간절한 호소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인 박형수 (의성·청송·영덕·울진) 의원은 30일 “전반적 소비심리가 위축돼 설 경기가 좋지 않고 어렵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연휴 기간 울진, 의성 등 여러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지역민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민들은 ‘민생’을 잘 챙겨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시장에 사람이 너무 없다·내수 경기가 어렵다·시장을 살려달라’고들 하셨다”면서 “지방 소멸위기에 높인 경북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 인구 감소를 해결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강대식(대구 동·군위을) 대구시당 위원장은 “민생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의견이 대다수다”라고 밝혔다.

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힘 이상휘(포항남·울릉) 의원은 “나라가 걱정이다. 경제도 어려워서 걱정이라고들 하셨다”며 “철강경기도 (어려워) 큰일이라는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같은 당 김정재(포항북) 의원 역시 “자영업자분들이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셨다”면서 “철강경기와 2차전지 산업 등이 어려우니 포항 내수 경기가 많이 위축돼 더 어렵다고 하신다”고 덧붙였다.

경북 지역민들을 만난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전반적으로 다 어려웠다고 하신다”며 “사과농사를 짓는 분들의 경우 여름 더위로 사과 상품성이 좋지 않아 수익이 많이 나지 않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낙 바닥경기가 안좋아 소비를 전혀 안하니 명절 (농산물) 판촉도 어려웠다고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허소 대구시당위원장은 “민생이 너무 어렵다. 먹고살기 힘든데 정치권에서는 싸움만 한다고 나무라셨다”면서 “특히 자영업자들이 소비가 위축돼 연말 특수 하나도 못 누리고 내수가 어렵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정치가 어렵다고 경제까지 어려워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회복지원금이나 추경 등 민생을 회복시키기 위한 대안을 빨리 만들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도 “올해 민심은 특히 더 사납다”면서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좀 잘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TK가 보수 강세 지역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과 관련한 민심은 대체로 탄핵 반대 여론이 컸다. 김정재·권영진 의원은 “‘대통령을 지켜달라’는 분들이 계셨다”고 했고, 박형수 의원은 “계엄 선포가 잘한 일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구속된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 안타까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했다. 이상휘 의원은 “포항은 보수의 성지다. 포항 출신 의원들이 앞장서서 보수를 지켜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한 질책도 나왔다. 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실망스런 목소리가 나온다. 여당을 보면 윤 대통령을 살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선을 긋는 것도 아니라고 하신다”며 “보수에서 사람(인재)을 키우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커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당원들이 왜 마음을 못 맞추냐. 민주당과 왜 이렇게 못 싸우는지, 분발하라는 질책과 응원이 많았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다. 국민의힘 TK의원들은 “일부 지역민에게서 ‘이재명은 안 된다·이재명이 집권하는 건 막아야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강대식 의원은 “과거 대구에서도 2030세대는 야당 편을 드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 대표와 민주당의 실체를 인식하고 돌아서는 젊은층이 늘었다”고도 했다.

/고세리·장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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