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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방가사는 조선 여성의 삶을 담아낸 진솔한 기록”

김윤숙 시민기자
등록일 2025-02-23 18:42 게재일 2025-02-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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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에 힘쏟는 연구회 회원들
제6회 영남가사문학 어울마당 행사에서 회원들이 장일상 작 ‘금강유람가’를 필사해 돌아가며 낭독하고 있다.

내방가사란 조선시대 남성 중심사회에서 여성들이 자신들의 삶과 감정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일종의 문학 작품이다. 특히 영남지역 양반가에서 크게 유행했던 탓에 다른 곳보다 우리지역에서의 전승 움직임이 더 활발하다.

2022년 11월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 아시아 태평양지역 목록에 내방가사를 등재하면서 내방가사는 문학적 가치와 함께 역사적 가치까지 평가를 받게 된다. 이제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대구와 경북에서 내방가사 전승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여럿 있어 화제다. 안동에서 활동하는 내방가사전승보존회(회장 이선자)는 이 분야의 대표적 단체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단체로는 내방가사문학회(회장 권숙희), 영남내방가사연구회(회장 장한규), 영남가사연구회(회장 이홍자) 등이 있다.

이들 단체들은 대구 용학도서관에서 매년 영남가사문학 어울마당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7회째 행사도 준비 중이다. 회원들은 행사를 통해 회원간 유대를 넓히고 한편으로는 내방가사 전승에도 힘을 쏟는다.

내방가사문학회 권숙희 회장은 “내방가사는 세계에서 유일한 여성집단 문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특히 “내방가사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이젠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퍽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내방가사 문학회는 주로 여성들 중심으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세계 유일의 여성집단 문화란 특징이 그런 흐름을 이끌어 왔다. 지금도 많은 여성 원생들이 내방가사 연구에 관심을 갖고 발굴과 풀이,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

권숙희 영남가사문학회장
권숙희 영남가사문학회장

권 회장은 “우리 선조들이 남긴 내방가사 내용에는 여성들의 고단함과 애환들이 많이 담겨져 있는데,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역사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여성 개인의 단순한 기록으로만 보지 말고 가부장적 사회에서 억눌린 여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료로 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내방가사는 조선 말기부터 안동을 중심으로 주로 영남지역 양반가 여성들이 창작한 한글 문학이 많다. 초기에는 유교적 가치를 전파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나 이후 개인적 고백, 사회 비판, 민족적 저항으로까지 다양한 주제들이 등장했다. 형식적 특징으로 4음보를 기본으로 하며 한글을 익힌 여성이면 누구나 쉽게 창작할 수 있었다.

내방가사 문학회 회원인 유정자씨는 “내방가사 문학 속에서 우리의 역사를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역사와 문학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단체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윤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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