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개통 10주년 KTX포항역… 포항 관문 이미지 높여야<br/>승용차·버스 꽉막혀 엉금엉금…끼어들기 차량에 울컥 말싸움<br/>주차장마다 북새통·인근 공사장 불법주차로 범칙금 손실까지<br/>역세권 개발사업 400면 폐쇄되면 더 혼잡 ‘특단의 대책’ 수립을
내달 2일이면 KTX포항역이 개통 10주년을 맞이한다.
철도통계연보 분석 결과 포항역은 2015년 기존 북구 대흥동에서 흥해읍 이인리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둥지를 튼 뒤 모두 1854만9852명(2023년 KTX 이용객 기준)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다수 포항역 이용객들은 역사와 그 주변에 개선돼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항역의 비좁은 진입도로와 부족한 주차공간, 편의시설 부재 등은 포항의 관문 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포항역의 고질적인 문제점에 대해 재진단했다. <관련기자 3면>
지난 8일 오후 3시쯤 포항역. 역의 진입로는 버스와 택시, 역 이용객들의 개인차량이 한꺼번에 뒤엉키며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편도 3차로 중 3차선은 택시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북이걸음’을 했다. 나머지 1, 2차선도 버스와 승용차들로 꽉 막혀 옴짝달싹도 하지 못했다. 이날 진입로에서부터 역까지 1㎞구간을 가는데,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포항시민 신모(35)씨는 “차를 타고 왔다가 차량 정체 때문에 기차를 놓친 경험이 두 번이나 있다”면서 “주말이면 집에서 출발해 포항역 안까지 도착하는 데 1시간30분 가량 걸리는데, 포항에서 동대구역까지 가는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입로를 간신히 통과해 역으로 들어와도 몰고 온 차를 주차할 공간 조차 제대로 없었다.
지상에 있는 주차장은 이미 ‘만석’이었다. 도로 아래쪽 공용주차장도 수십여대의 차량이 길게 줄을 늘어선 채 빈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차량이 줄지은 차들사이로 끼어들기를 시도하려고 하자, 이에 격분한 몇몇 운전자가 차 밖으로 뛰쳐나와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차장 진입을 포기하고 역 외곽에 불법 주차를 했다는 포항시민 김모(50)씨는 “애초에 역을 지을 때부터 이용객의 수요를 잘못 예측한 것 같다”며 “몇 개월 뒤면 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임시주차장 400면이 폐쇄된다고 하던데, 그때는 역사 일대가 상습 교통마비 지역이 될 것”이라며 걱정했다.
이용객들은 부족한 주차공간때문에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시간적 손실에다 인근 공사장 주변 불법주차에 따른 범칙금 납부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포항역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역사 내부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일단 철도이용객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은 3층 한층이 전부다. 거기에다 편의시설로 입점한 푸드코트에는 빵집과 분식점 등 고작 3개 식당이 전부였다.
편의점 규모도 동네 편의점 보다 못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포항 특산품 판매점도 사람 서너 명이 들어가면 발 디딜 틈 없이 좁았다.
포항을 처음 방문한 관광객 조모(29·여)씨는 “‘기차역과 같은 대중교통시설은 여행객들이 마주하는 그 지역에 대한 첫인상이고 이미지’인데 현대식 건물과 달리 볼품없는 편의시설에 참으로 실망스럽다”면서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인근 경주역과 너무나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