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도 그 끝이 보이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세상에 변화는 누구도 막지 못한다.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다.
느닷없는 3월의 눈이 내리고 봄은 더디게 오나 싶은데 활짝 핀 매화가 봄소식을 전했다.
영주시 단산면 병산리에 자리한 한국선비매화공원 매화분재원에는 300여 점의 다양한 매화 분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하우스로 된 분재원 입구에는 세 그루의 백송이 자리했고 분재원에 들어서면 가득한 매화향이 방문객을 반긴다. 그 향기가 선비의 지조처럼 높고도 곱다.
분재원 입구에 ‘선비매화’ 분매의 특징과 감상법을 소개한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분매를 감상하기 전 선비매화의 네 가지 특징과 귀한 모습을 미리 알고 감상하라는 배려다.
첫째가 가지가 드문 것이 귀하고 번잡한 것은 귀하지 않다는 ‘선비정신의 절제’이며, 나무는 늙은 것이 귀하고 어린 것은 귀하지 않다는 ‘선비정신의 경륜’이 둘째, 나무는 마른 것이 귀하고 살찐 것은 귀하지 않다는 ‘선비정신의 검소’가 셋째, 꽃은 다소곳이 오므린 것이 귀하고 활짝 벌어진 것은 귀하지 않다는 ‘선비정신의 겸손’이 그 마지막 특징이다.
각각의 매화나무에는 명패를 달아 고유번호와 함께 도홍주사, 노매, 정당매, 낙조매, 녹아도비매, 비원매, 월사매, 영인매, 금둔백, 원앙매, 분피궁분, 쌍벽수지, 와룡백, 춘풍후 등의 이름을 기입해 두었다.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고목 위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은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며 봄 내음을 그리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피어난 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다. 예로부터 선비정신을 상징하고 절개와 지조, 기개를 뜻하는 꽃이기도 하다. 영주시는 한국선비매화공원에 매화나무 200여 종 2000여 주를 식재해 노지 가득 매화를 선보인다고 한다. 봄꽃의 자태와 함께 희망을 설계할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찾아가봐도 좋을 듯하다. /백소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