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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서 대형산불 발생 강풍 타고 확산 주민 발 동동

김재욱 기자 ·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5-04-28 19:21 게재일 2025-04-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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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899가구 1200여 명 대피 헬기 28대·장비 57대·704명 투입
거센 바람에 불똥 날아다녀… 노곡동 시작 조야·서변 방면 번져
오후 6시 기준 영향 구역 92㏊·진화율 14.5%… 인명피해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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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북대구IC 인근에 연기가 가득하다. /황인무기자

대구 북구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해 대규모 주민들이 대피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근에 사는 899가구 1200여 명이 대피했다.

대피한 주민들은 화재가 발생한 노곡동(670여 명)과 무태조야동(540명)에 사는 이들이며, 당국이 마련한 대피소인 팔달초교와 매천초교로 긴급히 피신했다.

이날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오후 2시 14분쯤부터 현장에 도착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강한 바람으로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산림청은 오후 3시10분 산불 1단계, 3시40분에 산불 2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소방당국은 오후 4시 5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고, 4시39분에는 소방 대응 1단계까지 발령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불길이 거세지자 산림 당국은 오후 6시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고, 진화 헬기 28대와 진화 장비 57대, 인력 704명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로, 초속 7m 이상 강풍이 불고 예상 피해 면적이 100㏊ 이상, 진화에 24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

또 ‘국가소방동원령’은 대규모 재난이 발생해 추가적인 인력, 장비 동원이 필요할 때 소방청장이 발령한다.

28일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대구소방안전본부 차량이 조야동으로 진입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대구시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산불 영향 구역은 92㏊이며 진화율은 14.5%를 보였다.

산림당국은 산불영향 구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10.9m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닥치는 등 진화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된 탓에 노곡동에서 시작된 불은 당국 진화작업에도 동쪽으로 1∼2㎞가량 떨어진 조야동으로 확산했고, 불길은 서변동 방면으로 번졌다.

이와 함께 강풍을 타고 불똥이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목격됐다.

산불을 피해 급히 짐을 챙겨 대피소로 이동하고 있는 주민의 모습. /황인무기자

산불이 민가 쪽으로 확산세를 보이자 소방 당국은 방화선을 치고 건축물에 미리 물을 뿌리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다행히  오후 6시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지만, 북구에 위치한 요양원 입소자 44명이 대구의료원 등으로 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 기준 북대구IC 진출입로, 노곡교, 조야교, 무태교 3군데 진입이 통제됐으며, 시내버스 356, 403번, 북구3, 칠곡2번도 사고지점을 우회해 운행했다.

이번 산불로 대구 주변 퇴근길이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경북 대형산불로 인한 피해를 지켜봐왔던 터라 대피한 주민들은 근심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말조(87·여·대구 노곡동)씨는 “집 앞에 준비된 차를 타고 팔달초로 피신했다”며 “집이 산꼭대기에 있는데 불에 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권영모(69·대구 조야동)씨는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집에 들러 약 등 긴급한 물품만 챙겨 급히 대피소로 왔다”면서 “피해없이 빨리 불이 꺼져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재욱·황인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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