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국산 수리온 헬기 활약… 대구 함지산 산불 도심 확산 막았다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5-04-29 16:17 게재일 2025-04-30 3면
스크랩버튼
위급 상황에 최초 야간 2대 동시 투입 총 18회 걸쳐 3만 6000ℓ 투하
오전 6시 진화율 65%… 일출 함께 소방헬기 51대 띄워 주불 잡아
전문가 “디지털 장비 갖춘 야간비행 가능 유일 기종 추가 도입해야”
Second alt text
29일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을 진화중인 산림청 소속 수리온 헬기 모습. /황인무기자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 야간 진화작업에 투입된 산림청 소속 수리온 헬기가 진화율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함지산의 산불에 투입된 국산 수리온 헬기 2대의 활약으로 주불을 23시간만에 잡았다. 수리온헬기 2대가 동시에 야간 진화작업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8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순간 최대 풍속 초속 11m의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됐다. 소방당국과 산림당국은 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이날 오후 8시까지 진화율은 19%에 그쳤다. 

야간에 산불이 확산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에 놓이자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야간 비행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 2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만든 수리온 헬기는 국산으로 담수량은 2000ℓ로 초대형 헬기보다는 작지만 디지털 장비를 갖춰 야간 비행이 가능한 유일한 기종이다. 

2018년 처음 수리온 헬기 1대가 투입된 데 이어 지난해 2대가 추가로 도입됐다.

 

Second alt text
29일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을 진화중인 산림청 소속 수리온 헬기 모습. /황인무기자 

수리온 헬기 2대가 야간에 총 18회에 걸쳐 진화 작업에 투하한 물의 양만 3만 6000ℓ에 달한다.  이러한 수리온 헬기의 활약으로 29일 오전 6시 기준 진화율이 65%로 올랐다. 

소방당국은 일출과 함께 소방헬기 51대를 투입해 주불을 잡았다. 

산림당국은 이번 대구 산불이 도심 인근에서 발생한 데다 함지산이 해발 287m정도로 높지 않고 전선 등 장애물이 거의 없어 야간에 헬기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리온 헬기가 도심형 산불진화에 적합한 만큼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첨단 장비를 탑재돼 주간에서 야간까지 화재 진압이 가능한 국산 수리온 헬기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형헬기 경우 불안한 부분들이 많은데 수리온 헬기는 다목적 헬기로 대형 물탱크와 열감지 카메라 등으로 정밀하게 화재 현장에 물을 투하할 수 있는 만큼 산불 진화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또 “경북 산불에 수리온 헬기를 왜 투입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 경북 산불 현장에는 송전탑 등의 장애물이 많아 야간 진화작업 시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입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번에 수리온 헬기가 야간에 투입될 수 있었던 것은 도심에 위치한 비교적 낮은 산으로 장애물이 없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산불 진화보다는 예방을 위한 수시 감시 체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거주지역 인근 산불은 자연발화 보단 사람들의 실수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거주지역와 인접한 산 곳곳에  CCTV 일체형 불꽃 감지기와 드론 등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지속적인 산불예방 캠페인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