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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놓고 5년째 갈등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5-05-15 16:49 게재일 2025-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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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한국정부 개입 해결 권고
인종차별 대응·후속 조치 요구
멈춘 모스크 공사장엔 잡초 무성
골목길 현수막·자재 등 널브러져 
북구청 “법적 공방 후 계획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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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공사가 중단된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의 골목 모습. /황인무기자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최근 한국 정부에 ‘대구 이슬람사원 건설 정부 주도 조속한 해결’ 을 권고했다.

하지만 유엔의 이러한 권고에도 사원 건축주와 주민 간 갈등, 시공사와 법정공방 등으로 얼룩진 5년여 간의 갈등이 쉽게 풀릴지는 의문이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 7일 대한민국 제 20-22차 정기 심의에 대한 최종견해를 채택했다. 지난달 29일과 30일 진행된 이번 대한민국 심의는 2018년에 이어 7년 만에 진행됐다.

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효과적인 중재를 포함해 대구 이슬람사원 모스크 건설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증오를 조장하는 현수막의 신속한 철거를 포함해 관련 인종차별 또는 외국인 혐오 발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또 한국 정부에 후속 조치 진행을 판단하기 위해 1년 내 추가 정보도 요청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권고 사항이 알려진 15일 이슬람사원 건립 공사가 멈춘 대구 북구의 한 골목. 

펜스 사이로 보이는 공사장은 잡초가 무성하고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슬람사원 공사 반대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공사 현장 인근에 마련된 기도실로 무슬림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속속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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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건립지 입구에 유치권 행사중 글씨가 적힌채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황인무기자

기도실 인근 한 주민은 “인권도 중요하지만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며 “조용한 주택가에 사원을 짓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성토했다. 

이어 “골목에 있는 이슬람 기도원에 저녁 늦은 시간까지 수 십명에서 많게는 수 백명이 다녀가다 보니 소음도 심하고 문도 못열고 무섭기까지 하다”고 했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합법적 건축허가를 받고 시작된 무슬림 사원 건설이 무려 5년째 완공되지 않고 있는 원인, 그리고 해결의 책임 주체는 정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민간에서 발생한 민원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은 무슬림 유학생들이 지난 2020년 12월 기도실로 사용하던 주택이 협소하다며 건축허가를 받고 사원 건립에 나서자 인근 주민들이 반대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크게 반발했다. 

당시 주민들은 공사 현장 앞에 된 돼지머리를 가져다 두고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하면서 종교적 차별 문제로 확산되기도 했다. 

이러한 갈등이 이어지다 시공업체가 2층 바닥을 설계와 다르게 시공해 대구 북구청이 지난 2023년 12월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자 시공업체는 공사장에 유치권을 행사했다. 이에 대구 이슬람사원은 작년 3월 공사비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등 시공업체와 이슬람사원의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대구 북구청 관계자는  “사원과 관련해 법적 공방 상황을 지켜본 뒤 향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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