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0대 모인 ‘무지개 악극단’ 첫 작품 ‘홍도야 우지마라’ 공연 3회 모두 매진 관객 반응 뜨거워
경북 칠곡에 80대 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가 있다면 대구에는 시니어 멤버로 구성된 무지개 악극단이 있다.
현역에서 은퇴한 60대부터 80대의 시니어들이 만든 무지개악극단이 지난 주말 첫작품을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리면서 문화예술계에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5일 대구 봉산문화회관 내 소극장에서 100세 시대 인생의 2막을 꿈꾸는 늦깍이 연극인들의 최종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리허설중인 단원들은 눈빛만 봐도 알수 있을 정도로 손발이 척척 맞았다. 이번 공연을 위해 3개월간 서로 격려와 응원하며 연습한 결과일 것이다.
방종현 단장 등 10여명의 멤버들은 사회 각분야에서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은퇴한 후 만난 문화예술 동호인이였다. 젊은시절, 직장과 바쁜 생업으로 꿈으로만 간직하던 공연극단을 인생 2막에서 도전한다는 생각에 모두가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막상 무대에 올린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대장치와 분장비용 등 경비 문제가 먼저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그들의 열정을 알아본 대구메세나협회와 후원자가 등장하면서 지난 주말 3회의 공연을 진행 할 수 있었다. 첫 작품은 1930년대 신파극으로 잘 알려진 ‘홍도야 우지마라’다.
총 3부분으로 구성된 공연은 대기시간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식전 공연과 대금정악 독주, 악극단 공연 순으로 펼쳐진다.
식전공연에서는 단원들 사이에서 ‘시끄러워 죽겠다’, ‘답답해 죽겠다’, ‘좋아 죽겠다’ 는 소리에 뜬금없이 저승사자가 나타나 겪는 에피소드들이 신명나게 펼쳐진다. 이어 본 공연 악극 ‘홍도야 우지마라’가 재미있게 엮어졌다.
지난 16, 17일 양일간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소극장 무대에 오른 ’홍도야 우지마라‘는 악극 형태로 연출해 묘미를 더했다. 3회 공연 모두 전 객석이 매진될 정도로 관중의 호응도 뜨거웠다. 무지개악극단의 다소 부족한 듯한 연기가 오히려 관중에게는 친근감으로 다가가면서 무대와 객석은 공연내내 한몸으로 소통했다.
한 관람객은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다양한 출연자들의 열정이 그대로 드러난 무대였다” 면서 “관악 연주, 노래, 창, 선비 춤, 대금, 하모니카, 시 낭송 등이 곁들여지면서 흥미를 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술은 관객과 한마음이 되어 즐겨야 한다는 점에서 ‘홍도야 우지마라’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악극단 단장으로 해설을 맡은 방종현 수필가는 ”처음이란 설렘과 떨림 속에서 무대를 준비했다. 부족하지만 노력과 열정을 담았기에 울림이 있길 바란다“면서 “더 좋은 무대를 향한 시작이 되도록 따뜻한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지개악극단의 열정적인 무대가 알려지면서 지역 문화원 등 5곳에서 공연을 요청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