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극복 등 3가지 주제 놓고 총론 수준의 공약·해법 ‘신경전’ 민주·국힘, 결과 두고 서로 비난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첫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진지한 정책 경쟁을 보여주지 못한 채 신경전만 되풀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3가지 주제에 대해 후보들은 사실상 총론 수준의 공약과 해법만을 제시했고, 토론은 쟁점을 제대로 짚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토론회가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공방전으로 일관돼 향후 뚜렷한 지지율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정권 심판’에 중점을 뒀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반 이재명’에 집중했다. 여론조사 1위인 이재명 후보는 여유있는 자세로 유연성을 보였으며, 2위인 김문수 후보는 공세적 태도를 취했다. 이준석 후보는 핵심 경제 정책에 대한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반론 제기에 노력했다. 권영국 후보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으나, 본인의 정책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TV 토론 결과를 놓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첫 번째 TV 토론을 통해 무너진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확실하게 책임질 사람은 이재명 후보밖에 없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했고, 조정식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번 TV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준비된 후보인 반면, 김문수 후보는 준비되지 않은 졸속 후보의 민낯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이 후보는 구체성 없는 정책을 남발했는데, 타 후보가 그 정책을 비판하면 무조건 잘될 것이라고 우기기만 했다”며 “본인은 극단적 사례를 인용하면서도, 남에겐 극단적으로 말하지 말라고 지적해 자아분열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무엇보다도 최악은 이 후보가 김문수 후보에게 ‘어쩌라고요?’라고 조롱하는 장면이었다”며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서 만취한 시정잡배의 말싸움에서나 들을 수 있는 ‘어쩌라고요?’가 나왔다”고 비난했다. /장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