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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포논 쩔쩔맴’ 현상 세계 최초 발견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6-25 20:08 게재일 2025-06-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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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포논 숨겨진 상호작용 규명
미래기술 핵심물질 이해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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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제공

포항공과대학교는 송창용 물리학과 교수팀과 신동빈 광주과학기술원 물리·광과학과 교수팀이 특수한 금속 안에서 원자들의 진동이 억제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들은 춤을 추듯 규칙적으로 떨고 있는데, 이러한 진동을 과학자들은 ‘포논’이라고 부른다.

포논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물질 속에서 전기가 흐르는 방식, 열이 전달되는 과정, 심지어 초전도 현상까지 다양한 특성에 영향을 주지만 특별한 상황에서는 이 진동이 갑자기 멈추거나 방해받는 경우가 있다.

연구팀은 ‘카고메2 금속(CsV₃Sb₅)’이라 불리는 특수한 물질에 주목했다. 이 금속은 최근 물리학계에서 떠오르는 신소재로 온도가 낮아지면 내부의 전자들이 특정한 패턴을 이루며 배열되는 ‘전하 밀도 파(Charge Density Wave)’라는 상태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이 복잡한 현상을 밝히기 위해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PAL-XFEL)의 최첨단 장비로 ‘펨토초 시분해 엑스선 산란 실험’을 진행했다. 이 기술은 펨토초(1초의 1000조 분의 1)라는 매우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변화도 잡아낼 수 있어 아주 미세한 원자와 전자의 움직임까지 포착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전자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되는 상태에서 세슘(Cs) 원자들이 위아래 대칭으로 진동하려고 했지만, 전자들이 너무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탓에 원자의 움직임이 강하게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포논 쩔쩔맴(phonon frustration)’이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초전도체, 양자 컴퓨터 소재, 기타 복잡한 전자 물질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창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와 포논 사이에 존재하는 숨겨진 상호작용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규명한 사례로, 앞으로 복잡한 양자 물질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초전도체와 양자 소재처럼 미래 기술의 핵심이 될 물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학계의 평을 받으며,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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