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치의학의 미래,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건립 <5·끝>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
법적 근거 확보… 지역 산업 인프라 바탕으로 실질적 유치 나설 때
市, 의학 산업·연구·임상·문화 융합된 ‘글로벌 덴탈시티’ 조성 추진
연구원과 하나로 결합될 경우 세계적인 ‘치의학 중심 도시’로 성장
글 싣는 순서
1. 국립치의학연구원, 왜 지금 필요한가⋯‘공약’ 아닌 ‘공모’가 답
2. 대구, 인재와 산업이 모인 곳⋯치의학 연구의 실질적 최적지
3. 대구 vs 충남 vs 부산 vs 광주⋯지역별 유치 전략과 기반 비교
4. 연구원이 대구에 오면 바뀌는 것⋯지역을 넘는 국가 파급효과
5.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는 국가 경쟁력 높이는 전략적 선택”
“치의학은 산업과 기술, 보건정책이 융합된 분야로, 국립치의학연구원은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 대구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은 31일 "연구원 설립은 이제 법적 근거를 확보한 만큼, 대구가 가진 치과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질적 유치 실현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대구유치위원회는 지난 2014년 4월 결성된 이후 11년간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과 대구 유치를 위한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 위원장은 “2014년부터 대구시와 함께 매년 ‘메디엑스포 코리아’에서 시민 홍보 부스를 운영해왔고, 치과계 주요 학술대회에도 빠짐없이 참여해 전국을 돌며 유치의 필요성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치과 단체의 지지도 이어졌다. 2014년 11월에는 영남권 치과의사회(대구, 부산, 울산, 경북, 경남 치과의사회)와 2015년에는 영남권 치과계(치과의사회, 치과기공사회, 치과위생사회, 치과의료기기산업회), 2024년 3월에는 대만 타이난 치과의사회로부터 대구 유치 지지 성명서를 받았다. 온라인에서도 홈페이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민 홍보에 나섰고, 서명운동도 활발히 전개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국회의원회관 등에서 포럼을 열고, 언론 기고를 통해 대국민 공감대를 이끌었다”며 “그 결과 2023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설립 법안이 통과된 것은 시민과 전문가들의 긴 시간 노력 덕분”이라고 회고했다.
대구시는 현재 치의학 산업, 연구, 임상, 문화가 융합된 ‘글로벌 덴탈시티’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 위원장은 이 구상과 국립치의학연구원이 결합될 경우 “연구개발부터 산업화, 국제교류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치의학 중심도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스웨덴의 작은 마을 예테보리가 임플란트를 통해 세계를 선도한 것처럼, 대구 역시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국제구강임플란트학회(ICOI), 메가젠 국제심포지엄, DIDEX(대구국제치과종합학술대회 및 기자재전시회) 같은 대형 국제행사를 이미 치러왔고, 매년 수천 명의 외국인이 대구를 방문하고 있다. 이 흐름에 연구원이 더해진다면 대구는 세계적인 치의학 축제의 중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수행할 주요 연구 과제에 대해서도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3D 프린팅과 CAD/CAM 기술, 디지털 교정 시스템 등 디지털 치의학 분야와 인체 친화적 임플란트 재료 및 조직 재생용 바이오소재 개발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더불어 구강암 조기 진단, AI 기반 맞춤형 치료 기술, 고령화 대응 구강질환 연구 등도 중점 추진 분야다.
이 위원장은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와 케이메디허브 등 기초부터 임상·산업화까지 R&D 전주기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며 “첨복단지 입주 기업의 60% 이상이 치과 관련 기업으로, 연구원이 들어설 경우 즉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32만 평 규모의 글로벌 치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 중인 대구시는, 인프라뿐만 아니라 정책적 의지도 확고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구의 AI 산업 인프라도 주목할 만하다. 이 위원장은 “대구는 AI 시범도시로 출발해 의료·제조업에 특화된 AI 응용 거점”이라며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와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결합은 미래 치의학 혁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연구원 설립이 지역 청년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많은 이공계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떠나거나 취업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대구에 들어서면, 지역 대학 출신 우수 인재들이 연구직으로 유입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관 산업군에서도 고급 인력이 계속해서 필요해지므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대 원장 인선 등 운영과 관련해서는 “국립기관이기 때문에 전국 단위 공모로 선발되며, 지역 출신 여부와 관계없이 역량 위주로 결정돼야 한다”며 “유치위원회는 설립 이전까지의 활동만 맡을 뿐, 이후 운영은 복지부 소관”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유치는 결코 지역 몫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국가의 효율성과 미래 경쟁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대구가 유치에 성공하면 대한민국 치의학의 국제 위상과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