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한 손수조 후보가 8일 대구 북구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년 정치인의 성장은 곧 당의 경쟁력"이라며 "청년들이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12년 부산 사상구에서 첫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며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손 후보는 15년 만에 당 지도부 입성을 노리고 있다.
손 후보는 ‘청년 정치 인큐베이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당내에 ‘청년 연구원’을 설립해 예산과 경상보조금을 기반으로 청년 정치인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청년 지방의원에게 공천·역량 강화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청년 지방의원이 3배로 늘었다. 이들이 지역 풀뿌리 조직의 핵심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중앙당이 이들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해야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손 후보는 독일 기민당(CDU)의 청년유니온(JU·Junge Union)을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다.
그는 “융에유니온은 독립된 예산과 의사결정권을 갖고 논평도 따로 낸다. 우리도 ‘당 안의 당’처럼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저는 15년간 쌓아온 네트워크로 기성 정치인과 청년 정치인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국민의힘이 청년층에 인기 없는 건 사실”이라며 “민주당은 대학가를 돌며 인재를 리크루팅하지만, 우리는 청년 교육·양성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청년 정치 지망생을 모아 보도자료 작성, 선거 회계법, 카메라 테스트 등을 무료로 가르치고 출마를 도왔다”며 “이런 시스템을 당이 직접 갖춰야 한다”고 했다.
손 후보는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대변인을 맡아 당시 김문수 후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손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낮은 곳에서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하며 “보수 유튜브 채널 출연을 두고 비판이 있지만, 저는 오히려 옳은 선택이라고 본다”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어떤 매체든 나가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성향이 다르다고 피하면, 결국 우리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라며 “김 후보는 보수 진영 지지층과 직접 소통하려는 용기를 보였고, 그 일관성이 진정성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공천 제도에 대한 불투명성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2024년 총선 당시 경기도 출마를 준비했지만 경선 기회 없이 컷오프됐다.
손 후보는 “청년·여성을 키운다고 하면서도 이유 없이 기회를 박탈했다. 그 지역은 재선 의원이 전략공천을 받았다”며 “청년 최고위원 자리는 원외 청년이 도전하고 성장하도록 만든 자리인데, 줄 세우기 인사로 본래 취지를 잃었다. 이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정치를 떠나 있었던 시간은 그에게 다른 의미를 남겼다. 2016년 활동을 접한 뒤 장례지도사로 일하며 사람을 직접 대하고 슬픔과 위로를 나누는 현장을 경험했다.
손 후보는 “그전에는 심장이 굳어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였다.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며 다시 감정을 되찾았고, 겸손을 배웠다"며 "예전에는 날카롭고 싸움하는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훨씬 성숙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는 15년간 당을 지켜온 정통 청년 당원”이라며 “계파 싸움이 아닌 미래를 이야기하는 청년 정치로, 천막당사 정신으로 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도 개혁 의지로 중대선거구제 도입도 언급했다.
손 후보는 “소선거구제는 양당의 혐오정치와 계파 갈등을 부추긴다"며 "청년 정치부터 미래 제도를 논의해야 한다.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과도 교류하며 선거제 개혁 운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풀뿌리 청년 정치의 성장, 제도 개혁, 청년 조직 강화로 당의 체질을 바꾸겠다"며 "청년들이 ‘이 당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