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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건희, 계엄 관여 증거 없어”⋯尹 권력 유지 동기 규정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5-12-15 17:09 게재일 2025-12-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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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직후 부부 격렬 충돌 진술 확보⋯“너 때문에 다 망쳤다”

12·3 비상계엄 의혹을 수사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관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김건희 여사의 ‘사법 리스크’도 권력 유지를 목적으로 한 계엄 선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특검팀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먼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준비 시기를 ‘2023년 10월 이전’으로 특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2024년 4월 총선 이후 정치 상황을 계엄 선포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대통령의 특별한 권한인 ‘비상대권’을 염두에 두고 여러 차례 주변에 이를 언급했으며, 2023년부터 이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였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관여 의혹과 관련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당일 김 여사를 보좌한 행정관과 김 여사가 방문했던 성형외과 의사 등 관련 인물들을 조사하고, 당일 동선을 전반적으로 확인했으나 계엄과 관련된 행위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여사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계엄 모의 핵심 인물들과 접촉했다는 증거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계엄에 사전 관여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자 김 여사가 크게 분노하며 “너 때문에 다 망쳤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두 사람이 심하게 다퉜다는 주변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을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인식했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러한 인식이 강화됐다고 봤다. 2022년 11월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비상대권이 있다”는 발언을 하는 등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 인근으로, 관저를 한남동으로 이전하면서 대통령과 군이 밀착되는 구조가 형성됐고, 이를 배경으로 김용현 전 장관과 수시로 접촉하며 지난해 4월 총선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단계적으로 모의·준비해 온 사실도 확인했다.

이날 특검팀은 “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인하려 했으나 실패한 정황까지 파악했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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